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아껴 읽는다.

 나는 사건을 들춰 ‘축하‘란 단어를 찾아보았다.

‘남의 경사에 기고 즐겁다는 뜻으로 인사함, 또는 그 인가‘라고 나와 있었다.
"그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네."

나는 혼자 그렇게 중얼거리고, 조금도 기쁘고 즐거운 분위기가 아닌 글귀를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12월 30일 화요일 (6주+1일)

나는 어렸을 때부터 12월 30일이란 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31일이 되면 올해도 오늘로 마지막이란 기분으로 지낼 수있는데, 마지막 날의 전날이란 어중간함 때문에 개운치가 않다.

설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대청소도 쇼핑도 무엇 하나 완전한 것이 없다. 그런 어정쩡한 집 안에서 할 수 없이 겨울방학 숙제를하곤 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엄마가 잇달아 병으로 돌아가신 후에는 계절 감각이 점차 엷어져갔다. 그 점은 형부가 이 집에 들어온 다음에도 변함이 없다.

나는 겨울방학에, 형부는 겨울 휴가에 들어가 오늘 아침은 느긋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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