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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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SF를 좋아하지 않는 당신에게 권하는 소설.
 
 
  청소년일때는 즐겨읽었는데,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레 멀어진 장르들이 있다. 로맨스, 무협소설, SF, 특히 SF는 현실도피 또는 이상향을 그린 소설이라는 편견으로, 읽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환상문학웹진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그의 작품을 만나지 못했던 건 그 때문이다. "100년 후, 한국 문단은 작가 배명훈이 이 땅에 있었다는 사실에 뒤늦은 감사를 표해야 할 것이다"라는 박민규 작가의 추천사도 끌렸지만, 무엇보다 미세권력지도를 이야기하고 타워라는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낸 이야기가 매혹적이다. 높이 2,408m, 타워의 공간도 높이 못지않게 넓은, 정상까지 올라서려면, 엘리베이터로 수없이 갈아타야하는 공간을 만든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편견의 안경을 벗고 바라본 그의 작품은 다음 이야기를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무엇보다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발언하려면, 큰 대가를 치뤄야 하는 압박이 커져가는 현실을 잘 보여주지만, 그는 현실이 아닌 가상의 공간을 이야기한다. 절망을 보여주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의 글을 읽는 내내, 내 입가에 떠나지 않는 건 웃음이었다. 힘든 세상일수록, 웃고 살아야 한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현대판 같은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가득한 SF 연작소설이다.
 
 
#  소설을 통해, 무기력한 현실을 읽다.
 
 
  길이 674층의 높이에 인구 50만명이 살고있는 총면적이 타워로 꽤 넓은 타워로 이루어진 빈스토크는 경비대로 불리는 독자적인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과 물가는 최고 수준이며, 인공위성 사업이 핵심산업인 타워 도시국가이다. 도시국가에 살고있는 미세권력연구소의 연구원, 가장 유명한 광고회사인 이앤케이에 들어가려는 인턴사원 은수와 영주권을 얻기 위해, 군대를 다녀왔지만 다시 5년간 복무를 선택한 용역 해군으로 들어간 민소,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던 작가 P였지만, 고소공포증으로 인해, 가보지 못한 먼나라의 로봇을 관리하는 여성의 지원금을 위해, 자연예찬의 글을 쓰는 작가 P, 타워를 지키는 경비대이지만, 군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비상시 엘리베이터 이송 계획을 세우는 수직주의자와 그가 연모하는 수평주의자 여성, 불심이 강한 코끼리를 관리하는 용역의 직원으로 들어간 남자와 다른 나라에 거주한 그의 처제,  타워의 유일한 위협세력인 코스모마피아의 첩자인 셰흐리반과 코스모마피아의 공격에 대비하는 정보국 2급 행정관 최신학 등, 타워에서 살아가는 일상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른 나라에 둘러싸여 있고, 층이 올라갈수록 부유하며, 살인적인 물가와 비정규직들이 탄압받는 우울한 현실들, 소설이 그려내는 공간은 가상의 공간이지만, 한국의 현재의 모습을 보는 듯한, 무기력한 현실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인맥과 미세권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든 현실, 살기위해 열심히 애써보아야 결국 버려지고 마는 존재들, 아무리 미소짓고 순한 코끼리도 광분하게 만드는 광장의 시위 진압용 최루액,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지만, 자기들의 위험을 이야기하는 자들을 먼지 털어, 사회적 매장시키는 언론, 생존을 위해 자신의 일에 충실한 뿐이지만, 자연스럽게 타인을 억압하는 일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현실의 어두운 풍경과 겹쳐 무기력해진다.
 
 
#  그는 웃음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우울하고 부조리한 현실만 보여주는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가 만들어낸 소설적 풍경은 우울하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을 살펴보다보면 웃음이 나온다. 희망이 보인다. 내면을 아는 배우 (강아지) P와의 '미친 인터뷰'를 보며, 『광장의 아미타불』의 시위하는 사람들과 진압하는 사람들의 살벌한 풍경을 보면서도, 주인공 남자의 행동을 보면 웃음이 나왔다. 아이러니한 웃음이 우울한 현실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모든 정보가 오픈되었지만, 아무도 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도리어 책임을 추궁하는 『샤리아에 부합하는』의 지도층의 모습을 보면, 너무 깔깔대며 웃다가, 눈물이 맺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왜이리 작가는 능청스럽고 유머스러운지, 그의 재치게 웃지 않을 수 없고, 그가 보여주는 풍경에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오해가 풀리면, 내 뜻을 알아줄거라고 독선하는 사람들을 행태를 지켜봐야 하고, 연일 중요사항은 외면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증오를 부추기는 언론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웃음이라 생각한다. 내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받아들여야 할 때 화가난다고 한다. 마음을 넓혀, 부조리한 현실을 받아들이되,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 웃음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을 기억하는 일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내가 지켜보니까, 우리나라는 ...사람들 때문에 안돼..'라고 푸념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현실을 이겨내는 힘이 필요하다. 「자연 예찬」에 먼지 털리는 사람들이 작가에서 모든 블로거로 늘어나는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서로를 남이라고, 원수라고 증오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해할 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노력, 각자의 처지를 이해하되, 바꾸기 위한 의지를 멈추지 않는 노력이 간절하다. 「타클라마칸 배달 사고」에서 격추당한 소민이, 타워의 담당자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은수의 간절한 마음과 서로 연결되지 않는 작은 마음들의 힘을 모음으로써, 희망의 끈을 잡는 모습을 보며, 포기하지 말고, 웃음으로 견뎌내보라는 작가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는다.
 
  우울의 늪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싶은 지인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함께 부조리한 현실을 잊지 않는다면, 십년 후, 이십년 후에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 모순을 다시 겪는 일은 없으리라 믿는다. 광장에서 이야기 할 권리가 사라질수록, 게릴라로 비밀리에 외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늘어날거라 생각한다. 누군가 흘리는 작은 눈물은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장대비는 막을 수 없다. 모두가 좋은 공간에서 비를 피하려 하지 않고, 비가 내렸을 때, 가장 피해입는 안타까운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 경제가 발전하지 않더라도, 서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 믿는다. 어쩌면 경제발전보다 중요한 건, 사회의 사람들끼리 맺어가는 작은 살뜰한 마음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일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2009년 상반기의 한국이 어떤 모습이라고 묻는다면, 대답대신 이 책을 읽어보라 이야기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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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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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과 고난의 연속. 힘겨운 삶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12문제를 모두 맞히면, 1억루피를 주는 <누가 10억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퀴즈쇼에 참가한 람 모하마드 토머스는 문제를 모두 맞혀 퀴즈쇼의 우승자가 된다. 가난한 동네의 바텐더로 일한 그에게 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프로듀서와 사장은 경찰에 의뢰해 그의 부정을 밝혀달라 부탁하고, 그는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된다.
 
  뉴스를 보고 결정적 순간에 나타나 그를 구한 변호사 스미타는 그에게, 어떻게 12문제의 퀴즈쇼를 밝혀냈는지 이유를 밝혀달라고 한다. 공부는 하지 못했지만, 자신이 모두 경험한 일들을 통해 정답을 맞췄다는 람. 12문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람이 겪어온 삶을 엿보게 되고,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던, 힘겨운 삶을 이겨낼 수 있던 힘을 발견하게 된다.
 
 
#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
  
  
  수도원의 사내아이로 태어나 신부님에 의해 길러지고, 다른 종교자들의 개입에 의해 이름마저 세개의 종교의 성자의 이름으로 붙여진 그는 가난한 아이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삶, 부조리한 세상에서 겪어야 하는 다양한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퀴즈쇼의 형식을 통해, 그가 겪어낸 아이러니한 사건들은 정교한 퍼즐처럼 연결되어,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되어준다.
 
  갈등과 위기, 위기를 극복하는 놀라운 힘이 담긴 이야기의 매력을 느끼는 있는 소설이다. 1번부터 13번까지의 문제가 순차적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람이 직업을 바꾸거나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격변의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 로또처럼 운이 좋아 다 맞추면 큰 상금을 받을 수 있어 보이지만, 그 뒤에 숨겨진 다양한 음모가 내재된 보여주기 쇼라는 점을 알게된다.
 
  가난하기에 너무나 비밀이 없는 빈민 공동주택의 현실, 왜 가난한이와 부유한 이가 공존할 수 없는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명인과 대사들이 지닌 어두운 삶, 상이용사의 어두운 과거, 돈 때문에 형을 저주한 동생, 공주의 신분이지만 비밀을 숨기기 위해 자식을 버린 어머니, 부족의 문화에 따라 몸을 팔 수 밖에 없는 람이 사랑하는 니타의 현재까지, 다양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엿볼 수 있고, 개인의 의지로 벗어날 수 없는 인도의 현실, 그런 현실들을 잘 이겨낸 람의 인생 성공기를 만날 수 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상상을 넘어서는 이야기들이 물밑들이 몰려오지만, 정교하게 잘 짜여져 있어, 어색함을 느낄 수 없다. 마지막까지 흥미를 이끌게 하는, 작가의 이야기의 힘 덕분에 짧지 않은 글을 몰입해서 읽었다. 힘겨운 순간, 행운의 동전의 앞면을 던져, 앞이 나올 때 자신이 결정한 내용을 실천한 람처럼, 생을 살아가는 힘은, 절망보다는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의 다짐이 힘겨운 삶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되어줄거라 믿는다.
 
  무더운 여름! 뜨거운 열기가 사라지지 않아 밤에도 잠들지 쉽지 않다.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 중 하나는 더위를 인식하지 않도록 무언가에 몰입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통해,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곤 한다. 누군가 죽고, 용의자를 밝혀내는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은 아니지만, 작가의 글은 추리소설이 갖춰야할 흥미와 정교한 이야기 뒤의 또다른 복선을 끌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재미있는 책은 많은 이야기보다, 직접 안겨주면 되어 좋다. 저자의 또다른 작품인 『6인의 용의자』가 출간되었다. 무더운 밤 쉬이 잠들지 못한 지인에게 세트로 안겨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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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사전 2
허영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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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적 자유가 필요한 이유는..
 
 
  사실 난 경제서적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경제적 '위치'에 따라, 세상은 가진자들에게 유리하도록 돌아가는 일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부유함을 부러워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경제적 자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집은 사진 않고,  돈은 쓸만큼 벌어서, 내가 버는 범위 내에서 만족하면서 쓰면 되지라고 생각했었는데, 피할 수 없는 병과 내 가족에게 일어난 일들에서 돈이 필요했을 때를 생각한다면, 부를 축적하는 일을 배워두는 일이 필요하다고 마음을 바꾸었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강해질수록, 산업사회 이전의 서로 가진것을 나누는 살뜰한 정들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독해져야 하는 만큼,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시류의 흐름을 거슬러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부자사전 1』의 글귀가 강하게 인상에 남아, 2편도 마저 읽기로 결정했다. 성공한 이들이 알려주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배우는 일은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 절약과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힘.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노하우 중 가장 도움이 되었던 이야기는 돈을 더 모으는 일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최대한 절약한다는 이야기였다. 얼마를 가지는가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꾸준히 모으기 시작해서, 종자돈이 생겼을 때, 조금씩 조금씩 넓혀가는 삶을 자수성가한  부자들 중 많은 이가 선택했다. 여행과, 문화생활, 좀 더 풍족한 생활을 부자가 되어 걱정하지 않을 때까지, 지독하게 견디였기에, 고난의 시간을 견딘 후에 경제적 자유를 가진 삶에서의 자유를 누린다고 할까. 나중에 더 웃기위해, 지금 절박한 포즈를 감내해 내는 선택이였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원작의 저자가 배웠다는 교훈을, 노하우를 읽어가며 이해했다.
 
  그 다음은 기회를 포착하는 힘이다. 한 번에 그 기회를 잡은 이는 없었다. 실패하더라도, 값비싼 수업료라고 생각하고, 기회를 잡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그 기회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하였기에 부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음을 알았다. '자수성가'한 '부자'에 한한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돈쓰는 습관은 유전되고, 가난도 상속된다는 말이 마음에 아팠다. 모든 이가 똑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할 수 없지만, 열심히 발버둥치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일 때, 모두가 부자가 되기 위해 꿈을 꿀텐데, 아직 한국사회는 그 단계는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사회를 변화시키기보다, 사회에 적응해서 적합한 선택을 하는 일이 더욱 빠르게 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래저래, 가난한 이는 많은 선택이 제한되어 있음을 책을 통해 다시 느끼게 된다.
 
  '세금'에 부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과 각종 재테크를 자수성가한 부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엿볼 수 있다. 똑같은 뉴스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부를 이루기 위한 좋은 정보로 바뀐다는 사실을 배웠다. 좋은 노하우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쉽게 부자가 되고 싶은 이보다, 부자들이 어떻게 강한 의지로 자신들의 부를 이뤄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한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사람들에게 명함을 내밀기 힘든 일을 통해 부를 얻은 이들도 있었다. 자신의 노력, 운, 사회적 체면을 버리고, 다양하게 부를 이룬 사람들을 보며,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난 어디까지 포기하고, 어디까지 부를 축적하기를 원하는지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
 
  가난한 사람은 도덕적으로 우월하고, 부자들은 모두 수전노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자들이 존경받을만큼 성실하게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인식하는 부자들이 늘어나고, 돈으로 많은 걸 할 수 없는,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가 된다면, 부에 대한 관점도 달라질거라 생각한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부자가 되는 일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안정적 부를 기반으로 더욱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지금의 힘겨움을 기꺼이 감내할 수 있는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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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책만 읽는
이권우 지음 / 연암서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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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적인 책벌레의 책의 흔적을 좇다.
 
 
  109편의 책을 읽은 후의 흔적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저자가 책을 성실하게 읽으며, 고민하면서 지내왔는지, 책의 편수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장르도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소설에서 인문, 자서전, 고전, 경제, 역사까지 다양하다. 깊은 사유가 담긴 품격있는 대화와 논쟁보다는, 척 눈에 보았을 때 느껴지는 스타일과 이미지, 생각보다는 감성을 더욱 자극하는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책들에 대한 흔적은, 책을 저자만큼 죽도록 책만 읽지 못하는 내게 신선한 자극과 함께 질투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40대 후반의 저자가 바라본 책을 통한, 성찰과 흔적을 읽어가며, 현대사회의 풍경과 저자의 가치관을 바라보게 된다.
 
 
# 서평을 통해, 사회의 풍경을, 저자의 가치관을 읽다.
 
 
  책을 읽으며 고민한 생각 하나는, 서평을 통해 독자는 무엇을 볼 수 있는가였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긴 책이 아닌, 그 책을 읽은 리뷰어가 쓴 책의 흔적들은 또다른 독자들에게 무엇을 말해 줄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메시지는 책에 담겨있지만, 메시지를 직접 읽으려면 독자가 직접 그 책을 읽어야한다. 서평을 통해 독자가 읽을 수 있는 건, 서평을 쓴 이가 바라보는 책에 대한 시선과 사회에 대한 풍경, 저자가 생각하는 삶에 대한 가치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빼어난 영화서평을 보고, 기대에 차 영화를 보았다가 낭패를 본 일이 적지 않다. 정말 끌렸던 것은, 영화를 바라보는 서평가의 관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 영화까지 보고 싶은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의 글을 읽을 때는, 동질감과 함께, 그 책도 함께 만나보고 싶어진다.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랑하는 이의 시선에 닿는 부분까지 예뻐보이듯이 말이다.
 
  기분과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는 다른 서평집과 달리, 『죽도록 책만 읽는』은 소개된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려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무게를 실었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진지한 분위기를,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독자에게, 읽어보고 싶은 책의 목록을 적는 수첩에 끄적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매력을 지닌 책이다. 바쁜 일상과 지나치게 많이 출간되어 눈길을 다 주지 못한 책들이 품고있는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책이다.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수묵화 같은 책이라고 할까. 먹의 농담만으로도, 짧은 분량이지만, 어떤 책인지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흔적을 채우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아는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은 일은 좋아하지만, 글로 표현하는 일에 자신없어 하는 이에게 저자의 이전에 낸 서평집과 함께 안겨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조금씩 더욱 세련되어 지는 서평집을 읽으며, 저자처럼 죽도록 열심히 책을 읽게 되면, 우리의 글솜씨도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을거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책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저자가 읽은 독서목록을 참고하도록 권해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책을 읽기위해, 직업을 새로 만들어낸 저자의 삶의 선택을 지지한다. 그가 먼저 걸었던 길 덕분에, 다른 많은 이들이 도서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다 생각한다. 책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공공활동을 벌이고, 대학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저자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나이가 들면, 생각이 고착화되는 경향이 높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책을 읽는 저자가 10년 뒤에는, 어떤 눈길로 세상을 바라볼 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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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사전 1
허영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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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제 부자에 대해 생각해 보자.
 
  
  다른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방법을 통해, 부자가 되어 좋은 일을 많이 한 사람보다 돈에 집착해서 많은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더욱 많이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서울의 많고 많은 빌딩에, 다 주인이 존재하지만, 부자의 삶을 꿈꾸게 하는 이들을 만나지 못했다. 부자를 재벌이라고 정의한다면, 아지즈 네신의 말처럼, 모두가 가난했을 때, 부자가 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은 많은 행동을 가능하게 해 주는 힘이 있다 생각한다. 과점을 바꿔, 돈이 필요할 때, 남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재산이 있는 사람을 부자라고 생각한다. 가난한 이는, 꼭 써야한다 생각되는 일에도 돈이 없어 사용하지 못하기에, 포즈가 절박해진다. 모든 사람에게 배울 점이 있듯, 부자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 생각한다. 경제서를 멀리하던 마음을 바꿔, 돈을 모으거나 지키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책을 선택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자가 생각하는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실천해야 한다.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돈을 모아 부자가 된 자산 20억에서 100억 사이의 부자들을 인터뷰한 『한국의 부자들』란 책이 있다. 허영만 화백이 그 책을 읽고, 만화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아닌, 실천의 습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책의 핵심이다. 20가지로 정리된 부자들의 노하우에는 공감할 수 있는 비결과, 숙고해야 하는 아이디어가 함께 담겨있다.
 
 
#  배워야 하는 성실과 신용, 원칙적인 생각들.
 
 
  책에 소개된 부자들은 원칙주의자였다. 시행착오와 수업료를 지불해 배운 원칙들을 잘 지켜내어 자신의 부를 지켜낸다. 일찍 일어나서 생활하는 태고, 주어진 일에 성실한 점도 배울 점이였다. 무엇보다 신용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지켜내는 부분은 꼭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134명의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하였기에, 서로 상충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주위에 열성 팬을 만들어라는 부분에서는 인덕을 쌓아, 적을 만들지 말라는 베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무자비함을 배워라 라는 부분은 돈 앞에서 냉정한 세상의 법칙을 인식하라는 상충된 부분이 담겨있다. 무자비함과 인덕의 모순됨, 부자들은 착하게 사는 것보다 일단 돈을 벌어야 나중에 인덕을 베풀 수 있다는 이야기를 믿는 사람이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한 낙관적인 삶을 살아라, 월급쟁이 때부터 사장의 눈높이에 맞춰라라는 조언은 곱씹어 생각할 가치가 있다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오지만, 준비된 이에게만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는 말처럼, 기회가 올거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잊지 않고, 사장의 마음으로 성실하게 일 하는 이에게 한 걸음 기회가 가까이 다가선다는 생각을 했다. 에피소드와 만화가 결합해서,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부자들은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을 배웠다.
 
 
#  인생은 제로섬 게임, 현실적인 이야기들..
 
 
  피라미드의 하단부는 넓지만,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삼각형 내에 존재하는 크기는 작다. 부자들 역시, 수 많은 가난한 이가 있기에 부자로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될수록, 가난한 이는 더욱 늘어나고, 부자들의 부는 더욱 커진다. 무자비함을 배워라라는 조언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담합을 하고, 상식보다 돈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내는 부자들의 형태를 맛볼 수 있었다. 세간 사람들이 생각하는 비정하다는 이야기, 어음깡을 통해, 중소기업의 위험을 발목잡아 돈을 취하는 이, '받을 돈은 최대한 빨리 받고, 줄 돈은 최대한 늦게 준다'는 그들의 원칙은 사회에 살아가는 상식과 어긋낫지만, 부자들은 그렇게 실천을 한다. 부자로 진입하기 위해, 다른 많은 선택들을 외면하고, 돈이 새가는 것을 막았기에, 작지만 기회라 생각되었을 때, 베팅하는 모험을 감수했기에, 그들이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오르락 내리락, 변화하는 주식, 부동산, 다양한 경기의 흐름에 대응해서, 자신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부자라고 늘 마음 편한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할까. 뉴스와 광고의 흐름에 따라 투자를 하면 망하기 십상이라는 점을 생생하게 알 수 있는 점도, 책을 읽게 되어 얻은 교훈 중 하나이다.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다는 점, 세상은 기득권에게 더욱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점을 더욱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부자를 떠나 자신만의 경제원칙을 정해 생활하는 점이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닫는다.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정서를 잘 포착해서, 대중의 흐름에 맞게 출판된 책이라 생각한다. 성실하게 부를 모아, 좋은 일에 돈을 사용하는 부자가 희박한 이유를 『부자사전』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막연하게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보다는, 부자에 대한 편견을 지닌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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