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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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과 고난의 연속. 힘겨운 삶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12문제를 모두 맞히면, 1억루피를 주는 <누가 10억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퀴즈쇼에 참가한 람 모하마드 토머스는 문제를 모두 맞혀 퀴즈쇼의 우승자가 된다. 가난한 동네의 바텐더로 일한 그에게 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프로듀서와 사장은 경찰에 의뢰해 그의 부정을 밝혀달라 부탁하고, 그는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된다.
 
  뉴스를 보고 결정적 순간에 나타나 그를 구한 변호사 스미타는 그에게, 어떻게 12문제의 퀴즈쇼를 밝혀냈는지 이유를 밝혀달라고 한다. 공부는 하지 못했지만, 자신이 모두 경험한 일들을 통해 정답을 맞췄다는 람. 12문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람이 겪어온 삶을 엿보게 되고,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던, 힘겨운 삶을 이겨낼 수 있던 힘을 발견하게 된다.
 
 
#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
  
  
  수도원의 사내아이로 태어나 신부님에 의해 길러지고, 다른 종교자들의 개입에 의해 이름마저 세개의 종교의 성자의 이름으로 붙여진 그는 가난한 아이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삶, 부조리한 세상에서 겪어야 하는 다양한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퀴즈쇼의 형식을 통해, 그가 겪어낸 아이러니한 사건들은 정교한 퍼즐처럼 연결되어,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되어준다.
 
  갈등과 위기, 위기를 극복하는 놀라운 힘이 담긴 이야기의 매력을 느끼는 있는 소설이다. 1번부터 13번까지의 문제가 순차적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람이 직업을 바꾸거나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격변의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 로또처럼 운이 좋아 다 맞추면 큰 상금을 받을 수 있어 보이지만, 그 뒤에 숨겨진 다양한 음모가 내재된 보여주기 쇼라는 점을 알게된다.
 
  가난하기에 너무나 비밀이 없는 빈민 공동주택의 현실, 왜 가난한이와 부유한 이가 공존할 수 없는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명인과 대사들이 지닌 어두운 삶, 상이용사의 어두운 과거, 돈 때문에 형을 저주한 동생, 공주의 신분이지만 비밀을 숨기기 위해 자식을 버린 어머니, 부족의 문화에 따라 몸을 팔 수 밖에 없는 람이 사랑하는 니타의 현재까지, 다양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엿볼 수 있고, 개인의 의지로 벗어날 수 없는 인도의 현실, 그런 현실들을 잘 이겨낸 람의 인생 성공기를 만날 수 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상상을 넘어서는 이야기들이 물밑들이 몰려오지만, 정교하게 잘 짜여져 있어, 어색함을 느낄 수 없다. 마지막까지 흥미를 이끌게 하는, 작가의 이야기의 힘 덕분에 짧지 않은 글을 몰입해서 읽었다. 힘겨운 순간, 행운의 동전의 앞면을 던져, 앞이 나올 때 자신이 결정한 내용을 실천한 람처럼, 생을 살아가는 힘은, 절망보다는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의 다짐이 힘겨운 삶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되어줄거라 믿는다.
 
  무더운 여름! 뜨거운 열기가 사라지지 않아 밤에도 잠들지 쉽지 않다.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 중 하나는 더위를 인식하지 않도록 무언가에 몰입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통해,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곤 한다. 누군가 죽고, 용의자를 밝혀내는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은 아니지만, 작가의 글은 추리소설이 갖춰야할 흥미와 정교한 이야기 뒤의 또다른 복선을 끌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재미있는 책은 많은 이야기보다, 직접 안겨주면 되어 좋다. 저자의 또다른 작품인 『6인의 용의자』가 출간되었다. 무더운 밤 쉬이 잠들지 못한 지인에게 세트로 안겨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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