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굴비낚시'에 낚여 내 품에 온 '오빠가 돌아왔다'


 '굴비낚시'라는 책을 만나며 김영하라는 작가가 도서관 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굴비가 영화와 비슷하다며, 영화 이야기, 글을 쓰는 자신을 굴비낚시에 비유한 그 센스에 감탄한 기억이 난다. 일반적인 영화 평론과는 다른 그의 색다른 글투에 빠져, 소장하고 싶었다. 그 마음을 헤아린, 마음씨 고운 지인에게  선물받아 행복한 기분에 날아갈 것 같았던 추억도 있다. 다양한 영화에 각기 개성강한 그의 글투를 보며, 이 작가는 소설을 쓰면 정말 재밌겠구나 생각했었다. 소설이 나오게 되면 꼭 읽어봐야지 하고 다짐했었다. 

  낚이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낚시대를 드리우고 굴비가 잡히기를 기다린다. 소설가가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멋진 독자(굴비)가 낚이길 기다리는 의미없는 행위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다. 내 마음도 잘 모르는 난 작가의 마음을 잘 헤아릴 틈은 없다. 굴비는 아니지만 아무튼 그의 글투를 회상하며 그가 던진 소설집이라는 책에 낚였다. 

  눈물을 쏙 빼놓을 만큼 펑펑 울리는 멜로도, 너무 재밌어서 배가 아플만큼 재미있지도, 책 보는 시간이 아까워서 던져버리고 싶은 책도 아닌,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책 뒤에 써놓은 평론가들이 써놓은 어려운 말, 그런건 난 모른다. 가볍게 읽었지만, 뭔가 아쓸한 느낌에 마음이 쓰린 책이었다.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던 건 내 마음이 살짝 움직였기 때문이다.




# 일상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보다.

  8편의 단편들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오빠가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캐럴, 너를 사랑하고도, 이사, 너의 의미, 마지막 손님, 보물선 까지 세상에 존재할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캐릭터들이 현실에 가까운 모습으로 내 눈앞에 드러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라져 버린다. 슬쩍 슬쩍 보이는 현실의 어두운 모습에 마음이 쓰리고, 캐릭터들의 다양한 행동들을 보며, 나라면 어떻게 할 지 생각해 보기도 한다. 

  좋다, 나쁘다를 쉽게 말하기 힘든 책이다. 특별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고 하기엔 내게 뭔가 부족했고, 재미없고 읽을 가치도 없는 책이라 하기엔 이야기가 재미있다. 김영하의 책은 재미있다라는 편견에 빠져 있어서였을까? 책을 읽기전에  미리 기대하지 말아야지라고 되뇌이며 책을 읽어도, 내심 기대하는 마음은 머리의 간결한 판단처럼 단칼에 잘라지지 않는다.

  <짐 싸는것부터 안전 배송까지 맡겨주시면 신속, 정확, 안전하게 해 드리겠습니다>라는 광고와 주변의 말에 쉽게 속는 진수의 모습이 담긴 <이사>와 난 알바라며 이번이 끝이라며 물건을 함부로 하고, 배짱을 부리고, 이사의 기분을 깨버리는 모습, 각자의 필요와 이해에 따라 쉽게 가족을 만들어 버리는  아버지부터 딸까지 모두 속물이 등장하는 <오빠가 돌아왔다>,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나겠어? 소설이니까 가능한 거겠지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그림자를 판 사나이>와 <크리스마스 캐럴>도 개연성이 충분히 드러나는 모습에 진짜 실화인 듯 빠져들었다.


#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책
   


  글을 쓰다 막막해져 버렸다. 서평을 생활화 하는 지인에게 소설은 서평을 어떻게 쓰는지 물어보았다. 전체적인 맥락을 말하고,  괜찮았던 것 한 두개를 골라 말해도 되고, 단편집이니 전체적인 문체나 이야기의 분위기를 봐야한다고 했다.  안개속에서 길을 헤매는 느낌이라고 했더니, 느낀대로 솔직하게, 그게 좋다며 그 느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라고 했다.  꾸밈없이 마음에서 나오는대로 글을 적기에, 그의 글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구나 하는 걸 느꼈다.

  김영하의 이번 소설집 역시, 그의 글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젠체함이 없이 다가오며 읽다보면 어느새 끝이 나 버린다. 옅은 안개속을 거니는 느낌이다. 꾸준히 앞을 향해 나아가지만, 모든게 뿌였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구별할 수 없다. 호불호가 명확하지 않는 모호한 느낌의 책, 나의 지적수준과 감수성이 자라난다면 책의 재미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너무 재밌지도, 재미없지도 않아 새롭게 다가왔던 소설집이었다. 

 <오빠가 돌아왔다>에서 '발라당 까진' 경선이가 가족에게 하는 거침없는 말투를 보며,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발라당 까졌다는 말이 속어인 줄 알았는데, 사전에 등재되고 속어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자주 쓰진 못할 것 같다. 소설집이 몇 권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더위를 인식하지 않으면 된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 시간을 멈추어 버리게 하는 그의 소설을 읽으며 더위와 결별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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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 이하의 조직을 잘 이끄는 법 - 작은 조직을 강하게 만드는 실사구시형 팀장 리더십
호리노우치 가쓰히코 지음, 박소연 옮김 / 지형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 리더는 직원을 시켜 경영자의 생각을 실현하는 사람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을 지나게 되면, 중간 관리자가 된다. 윗 사람의 지시를 받고 제대로 이해한 뒤, 부하직원을 부려, 성과를 내야 한다. 윗사람의 말을 그대로 앵무새처럼 전달하는 사람은 리더로서의 자질이 없다. 그리고 부하직원의 일을 대신해주는 사람도 리더로써 부적격하다. 10인 이하의 조직은 중소기업의 중간관리자를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모든 기업체의 많은 하부조직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관계없이 이 책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신입사원에게는 나중에 자신이 될 위치를 미리 공부하는 예습 및 중간 관리자의 평가용으로, 중간 관리자에게는 개념의 정의부터 실제 업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알찬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경영자에게는 경영자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이 책에 담겨 있다.

  업무성과가 높지만 회사와 가치관이 맞지 않는 직원보다는, 업무성과가 낮더라도 회사와 가치관이 맞는 직원을 택해 교육해야 조금 멀리 보았을 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말에 동감한다. 아무리 잘 짜여진 프로젝트라도 리더가 제 몫을 해 주지 않으면 절대 수월하게 일이 진행될 수 없다고 믿는다. 막중한 위치에 있는 중간관리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짧은 페이지에 알차게 담겨있다.


# 리더의 역활은 인재관리와 업무관리!!!


  회사생활에서 제일 힘든 건 인간관계라고 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사와 부하를 반발하지 않으면서도 내가 원하는 데로 설득할 수 있어야 업무 성과도 올라가고 보람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맞지 않아 생기는 문제의 원인에서는 모든 직원은 내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스며있어 더 힘든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체적 지시와 인간적 배려를 높고 낮음으로 4가지 사안으로 구별해서, 각기 스타일에 맞게 맞춤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은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교육에서 선전하는 눈높이 교육이라고 할까, 정해진 틀이 아닌, 일 대 일의 마음에 들어가 그 마음을 헤아려서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의 개성과 가치관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성과를 낼 수 있게 배려하는 마음이 리더에게 꼭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목표관리의 3가지 스타일과 목표는 하루에 꼭 해야할 작업량을 뜻하는 노르마라는 단어처럼,
꼭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해가 되었다. 중요하고, 꼼꼼하고 잘 짜여진 계획을 함께 세우고, 점검하고, 6개월마다 피드백을 해 주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저절로 업무능력과 대인관계 역시 좋아질거라 생각한다.

  인간관계 발전을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회사에 대한 열정으로 인한 분노의 표출, 그리고 사실에 입각한 평가와 지적이 함께해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당연해서 잊고 쉬운 것들을 잘 정리해서 다시 알려준다. 세상에 처음 공개하는 노하우가 아닌, 이미 알고 있지만 쉽게 잊는 메뉴얼처럼 중간 관리자의 기본적인 역활에 대해 알기 쉽게 잘 정리되어 있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 의욕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신념과 열정을 가지고 행동하라!!


  3장과 4장에서는 리더의 마음가짐과 의욕이 불타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그 팁들이 잘 담겨있다. 무조건 경쟁이 아닌, 그가 의욕을 잃게 된 원인을 살펴야 한다는 점과 사실-발견-교훈-선언 으로 이루어지는  4줄노트를 생활화 하게 하는 점이 신선해서 좋았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위해 월급의 3배의 돈을 지출하고 한달에 월급의 5배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회사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점, 현실을 직원에게 논리적으로 알려, 불평 불만을 덜어주는 것도 리더의 할 일이라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경력을 쌓다보면 자연스럽게 중간관리자가 되는 줄 알았는데, 탄탄한 기초경험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경영자의 마음을 살펴, 부하 직원에게 제 몫의 일을 맡겨 성과를 내야 하는 중간관리자의 역활이 작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리더쉽을 높여주는 슬럼프 이기는 법, 생각하는 버릇 들이기, 자신에게 돈과 시간을 투자하기, 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웃는 얼굴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은 지금부터 실천해야지라고 다짐했다.

 FSS 이론을 통해, 간단한 4가지 유형으로 사람들을 나누는 점도 인상깊었다.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리더와 그에 필요한 기술, 그리고 마음가짐이 잘 압축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사회초년생들이 중간 관리자를 마음을 미리 헤아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거라 믿는다. 리더가 센스있게 해 주지 않으면, 스스로 공부해서 거기에 맞추면 된다. 중요한 건 함께 소통해서 발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회사생활, 조직의 구성과 마음가짐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지금 자신의 위치에 맞게 제 몫을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대목에 내가 얼마나 갖추고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 살펴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FSS 이론을 통해 나의 강점과 단점을 간단하게 살펴 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주변 사람들을 6명 정도를 테스트 해 보았는데, 일리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테스트 결과를 이야기하며 친분을 쌓았던 건 이 책이 내게 준 작은 선물이었다. 유용하고 알찬 기본서! 즐겁게 읽는 만큼 회사생활도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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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편집자 노트]사장은 최대 문제이자 최고의 답이다!
    from 도서출판 부키 2011-06-23 14:10 
    [편집자 노트] 결국 사장이 문제다 15년을 소기업 사장으로서 성공적으로 버텨 온 홍재화 사장의 소기업 경영 노하우를 담은 결국 사장이 문제다. 편집부 L처녀가 일찌감치 편집자 노트를 보내왔습니다. 저도 카페나 할까요? 술자리에서 이런 말 한 적도 있는 L처녀였기에 소기업 사장의 분투기가 가득한 이 책을 어떻게 읽고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참
 
 
 
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나무열전 - 나무에 숨겨진 비밀, 역사와 한자
강판권 지음 / 글항아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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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가 가득찬 숲, 한자가 가득찬 숲으로 놀러오세요!!

  서평을 쓰기 위해 해남 대둔사에 다녀왔습니다. 매표소까지 30분에 달하는 긴 거리에 늘어선 나무들이 즐비해 있거든요. 일상에 쫓겨, 마음에 쫓겨 많은 걸 놓쳐가는 것 같고, 방 안이 왜 답답해서 탈출구가 필요했습니다. 서평을 핑계로 떠난 여행, 못보던 사이에 산책길이 생겨 더 좋았습니다. 산책길에 들어서자, 뜨거운 햇살은 나무들이 막아주고, 정신을 놓지 말라고 매미가 쉴새 없이 울어댑니다. 그리고 한쪽가에 흐르는 냇물은 한 곳에 정체되지 말라고 모습으로 보여줍니다.

  나무에 관한 책은 나무가 가득한 공간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자연과 함께 하는 곳에서 보고 싶었거든요. 매표소에서 1부를 살짝 살펴보았습니다. 나무란 무언인가 부터 키 큰 나무, 뿌리, 줄기, 껍질 잎 등, 나무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들과 그와 관련된 한자들이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한자는 뜻 글자입니다. 자연을 살피며 그 의미까지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살아있는 자연학습이라 할까요. 쉬기 위해 들어가려는 숲이 배움의 현장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 '숲에서 줍는 한자.' 

   나무와 관련된 한자를 통해, 의미와 역사, 문화까지 두루 살피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할까요. 눈에 의미를 담는 만큼 그 관심만큼 알게 되고 느끼게 되나 봅니다. 그냥 쉬러 왔을 때는 그늘이 진 시원한 곳과, 물가에 앉아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오는 걸 제일로 생각했었습니다. '나무'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더니, 정말 다양한 나무들과 각자 개성 강한 잎과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2부 숲에서 줍는 한자'를 펼쳤습니다. 40종류의 나무와 한자,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고사성어들이 담겨 있습니다. 책이 아니었다면 버드나무와 관련진 '물가풍경무늬정병'에 버드나무의 모습도 볼 수 없었을 겁니다. 도색 잡지하면 음란함만 생각했지, 복숭아 색을 빗대어 선인들이 음란함을 생각했다는 것도 그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흔한 귤나무의 귤이지만, 한나라때에는 황제만 먹을 수 있었다는 귀한 음식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먹었을 겁니다.   

  나무를 생각하고, 역사를 배우고 문화를 느끼며, 자연이 우리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하늘로 쑥쑥 자라는 나무의 곧은 품성도, 열매와 꽃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 나만 혼자 사는 곳이 아닌, 자연과 함께 누리면서 살아야 하는 공동의 장소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로수나 이익을 위한 계획림이 아닌, 자연 그대로 알아서 잘 자라게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웠습니다.  나무에 결이 있으면 더 자르기 쉬운 것처럼  사람도 자기만의 결이 있다는 것도 생각해 할 수 있었습니다.

 

# '숲을 나오며', 자연의 소중함, 나무의 소중함을 배우다.

   한자에 쉽게 다가서는 방법도 얻다.


  맑은 공기와 자연를 보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자연스럽다는 건 눈에 거슬리지 않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라고 할까요.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편안한 마음속에서, 잊고 지냈던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가슴속에 스며듭니다. 맑고 따스한 기운을 담은 채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나왔습니다. 나무로 만든 목물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나무로 만든 집과 물레방아, 갖가지 소품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리고 3부 '숲을 나오며'에 나오는 집을 이루는 나무의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주춧돌과 기둥, 용마루와 늘보, 서까래와 지도리, 문과 방과 마루, 대청 까지.. 나무의 기운이 담긴 많은 것들에 대해 그와 관련된 고사성어를 통해서, 나무와 인간과의 관계가 수천년간 이루어 왔다는 것을 배웁니다.   

  집에 들어와 서재를 보니, 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손님들이 많을 때 펴는 도리상 역시, 나무로 되어 있습니다. 장롱, 받침대 등 곳곳에 나무들이 보입니다. 지금 보고 있는 책도, 지폐도 닥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자연에게 많은 걸 받고 있는데, 우리가 돌려주는 건, 놀러가면서 남기는 쓰레기와 훼손, 그리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게 다가 아니었나, 내 마음속에 자연을 맘대로 누려도 된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강하지 않았나 돌아봅니다.    

  한자를 배운다는 건, 끊어져 있던 옛날의 기록과 만날 수 있는 끈을 잡는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자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기회를 얻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냥 배우는 한자는 너무 깊고 많아서 힘듭니다.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부터 하나씩 되집어 간다면 어려워 보이는 한자도 잘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어 단어의 절반 이상이 한자로 만들어진 한자어입니다. 한자를 배우면, 우리말 쓰임도 강해집니다. 한자에 친해질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을 얻은 건 자연이 제게 준 또 하나의 선물입니다.  다시 찾아가 보고 싶은 좋은 터와 좋은 책과 나무를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이 건네준 선물,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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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 2
김정일 지음 / 두리미디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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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사랑, 아프지만 놓칠 수 없는 무엇. 늪을 거부하지 말고, 현명하게 빠져 들자.
  
  사랑을 하면 힘들고 괴롭다. 저자가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늘 상처받고, 늘 아프지만
피할 수 없고, 늘 꿈꾼다고 한다. 

  그대여 나와 같다면 / 내 마음과 똑같다면..
 
  나와 같기를 바라는 욕망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를 간섭하고 잔소리하고 집착한다.
사랑이란 이름 뒤에 가려진 상대를 조종하려는 욕망... 사랑하지 않는다면 무관심 해 진다.
하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내 마음껏 할 수 없는 상황은 견디기 힘들다.
 
  사랑이란 이름의 구속과, 내 마음 껏 할 수 있는 자유, 이 두 가지 맞물리는 문제를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은 대화하려는 용기와 배려 뿐이다.
 
 
# 행복하지 못하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 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을 되짚어 준다.
 
    
 책은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아파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에서는 사랑의 상처와 자신만을 향한 마음에 관해서 이야기하며, 사랑이 아픈 이유와, 사랑의 상처가 남기는 것들, 스토커를 만드는 사랑을 발견하는 방법 등을 알 수 있다. 2장에서는 사랑의 시작과 이별의 타이밍에 대해, 3장에서는 사랑을 잘 발전 시킬 수 있는 방법을  4장은 불륜, 바람에 대해 짚어준다. 5장에서는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과 절대 해서는 안되는 폭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6장에서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는 짧은 연극으로 마무리 된다. 소설속의 연극이라고 할까. 생명의 소중함과 사랑이 주는 아픔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밝은 분위기보다 어두운 면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멋진 사랑을 하는 사람보다, 힘겨운 사랑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 일 것이다. 그들의 아픈 모습과 그 마음을 다잡아가는 모습, 동사법을 응용한 '라이프 디자인'을 보며, 눈높이 교육과 같은 모습으로 다가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육체의 상처는 흔적이 있기에, 아물게 할 수 있지만, 마음의 상처는 모습이 없기에 잘 떠오르지 않는다. 먹고 살아야 할 때는 거기에 몰두해서 잊고 있다가, 살만한 여유가 생기면, 그대로 남아있다 떠올라 자신을 힘들게 한다. 자신을 인정해 주고 예뻐해주는 자신감이 있어야, 자신을 믿을 수 있고, 이성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상대가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지 그와 인연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절의 상처는 날카롭고 매섭다. 그렇기에 소심한 사람은 사랑을 지레 겁먹고, 강한척 하는 사람은 속으로 아파하나 보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매너가 필요하다는 말에 절대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마음 아프게 한다. 

   연애에 관한 책을 보다 '타인에게 상처 받다'라는 말은 존재하지만, '타인에게 상처 주다'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읽은 기억이 있다. 내가 상처 주려해도 상처는 받는 사람의 역량과 관계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처를 받을 수 있지만, 상처를 줄 수는 없다고 했다. 동감한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에 가장 상처입게 한다'라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을 꺼내 주었기에, 나와 같기를 꿈꾸기에, 배신감과 안타까움이 더 다른 사람보다 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하기에 마음을 주고, 사랑하기에 상처받는 이 안타까운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타인의 삶을 조정할 수 없다는 것, 바랄 수는 있기만 상대가 꼭 그래야 한다고 단정지어서는 안된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상처받고 싶지 않다. 하지만 상처 받기 싫어 사랑의 기회가 왔을 때 저버리고 싶지 않다. 멋진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 멋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멋진 관계만이 있다고 믿는다. 좋은 친구가 되려면,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된다고 한다. 난 멋진 연애를 이성을 만날 수 있을까? 질문이 잘못되었다. 내가 이성에게 멋진 연애대상자가 되어 줄 수 있을까?  아직 부족하다면, 조금 더 노력하자! 조바심 내지도, 일부러 미루지도 말자.
  사랑의 연이 다가온다면, 망설임 없이 잡고, 후회없이 사랑하자. 그 날을 위해, '기대'와 '당연히'라는 친구와 결별하는 법을 배워두어야 겠다. .... 해 주었으면 하는 '기대'와 연인이니 당연히 .. .해야지 라는 마음은 늘 '만족'이란 단어를 찾지 못하게 만드니까..  

  '사랑'을 시작 할 때, 연애 중일때, 사랑이 식어갈 때 한 번씩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잊고 있었던 '사랑'과 '집착'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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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진실 - 갤브레이스에게 듣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이해준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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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불편한 진실, 아프지만 외면할 수 없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가장 큰 갈림길은 성취도의 싸움에서의 패배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아무리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준다고 하더라도, 더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을 잃어버렸을 때 사람들은 의욕을 잃게 된다. 자본주의 역시, 극심한 빈부의 차는  더이상의 희망을 잃게 만들지만, 여러가지 제도의 보완으로 인해, 끊임없이 인간을 생산성을 길로 나가게 만들었다.  모두가 조금 덜 먹지만 함께 사는 사회보다, 조금 불평등하지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삶을 택할 수 밖에 없게,  정치, 경제, 교육에서 강요당하며 오늘을 견디고 있다.
 
  미국의 도덕적 경제학자로 불리는 갤 브레이스의 마지막 유고집이 나왔다. 도덕적 경제학자라는 말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어색하다. 전통 경제학에서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존재라는 가정하에 많은 이론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학을 바라보는 브레이스의 시선을 보면, 왜 '도덕'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운지 알게 된다.
 
  사회적 모순은 쉽게 눈에 보이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누군가가 피해를 보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그 부끄러움을 알게 하고, 모두가 함께 살 수 있을까?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이 딱 어울려 보인다. 그의 말은 아프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다. 그가 밝히는 미국의 모순적 모습 속에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가 엿보인다.


# 결코 깨끗하고 도덕적이지 않은 미국 경제의 현주소. 그 속을 거침없이 드러내다.


  저자는 10개의 미국 경제의 사기적인 부분에 대해 지적한다. 땀흘려 일하는 노동의 대가는 아주 작게 평가받고, 투자자들의 고수익이 당연스럽게 평가받는 세상, 주식과 스톡옵션으로 쉽게 돈 버는 경영자들, 사장과 신입사원의 연봉의 차는 몇 백배로 벌어지고, 경제적 불평등은 개인의 능력부재로 공격받는 사회.. 이자와 물가 상승은 가진자들을 위한 게임에 불과하다. 당연히 불평등한데, 당연스럽게 느껴진다. 가진자들은 교육과 권력과 언론마저 장악해서,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사람을 무능력한 사람처럼 만들어 버린다. 그런 사회가 지속될수록 사회는 약해지고, 사람들간의 신뢰감이 무너지면서 경제, 사회 체제는 몰락하게 된다.

 '시장'이라는 표현뒤에 숨은 사기, 소비자 주권뒤에 숨은 기업의 선택권, 근로라는 말 뒤의 노동자의 탄압과 자본가의 무노동이 자연스레 정당화 되는 모순, 관료주의와 대기업이 손을 잡았을 때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기업 권력을 잡지 못해서 벌어지는 현상들, 공공부문과 민간 부분이라는 말 뒤에 숨은 사기, 숫자 놀음 속에서 교모하게 일반 사람들을 속이는 금융사기, 미국에 존재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비겁함, 국방부를 장악하고, 의회마저 손에 쥐고있는 군산복합체의 그림자로 벌어지는 베트남, 이라크, 테러와의 전쟁까지, 자부심이 강한 미국 사람이라면 외면하고 싶은 내용들을 망설임 없이 그대로 밝히고 있다.

  병이 깊은 자는 자신이 병들었는지 모른다는 말처럼, 병든 미국의 경제의 그림자를 밝혀주는 브레이스의 처방은 지금은 매우 따갑다. 하지만 미래의 미국을 생각했을때, 그의 아픈 말들이 미국이 나아질 수 있는 힘이 될거라 믿는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제도와 맞지 않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모습이나 군산복합체의 모습에서 앞으로 우리가 처할 수 있는 위험과 모순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다른 비슷한 부분에서 보여지는 모습에서는 다른 사람의 병든 모습에서 내가 아픈 모습을 엿보는 것처럼 뜨끔했다. 당연히 돈을 벌고, 거기에 보람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수긍할 수 있는 나눔이 없다면, 자연스레 불평등한 체제로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동감한다.

 
# 도덕적으로 행동해지는 경제제도를 꿈꾸며. 필요한 것은 끝까지 지켜보는 관심!


  행복해지고 싶다. 나보다 잘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고, 나보다 못 사는 사람들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내가 사는 사회가 인간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기회를 얻고, 언제든지 자신의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경제와 사회를 보는 시선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지 못하면 당할 수 밖에 없는 나쁜 사회,  그리고 지레 포기하고 알려하지 않는 무기력한 사회가 지속된다면, 정말 사회 전체가 병들 수 밖에 없다고 믿는다.  경제발전, 모두가 잘 살기 위해서라는 말이 정말 실천될 수 있게, 기업들의 사회적 공헌과, 어떤 선택을 하는지 잊지 않고 꼼꼼하게 살펴야 겠다고 다짐하 였다.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알 수 있게, 나부터 실천해야 겠다. 막연히 멀게 생각했던 경제, 그냥 적당히 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브레이스의 말은 날카롭다. 브레이스가 우려했던 상황들이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계속 될까봐 두렵다. 무관심했던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밝은 성과뒤에 드리운 어두운 면을 잊지 않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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