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는 누구? - 황금 코안경을 낀 시체를 둘러싼 기묘한 수수께끼 귀족 탐정 피터 윔지 3
도로시 L. 세이어즈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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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시체는 발견이 되었는데, 용의자는 보이지 않는다.

  건축가 팁스씨는 친구와의 약속으로 밤을 지새고 돌아왔다. 욕실을 여는 순간,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나신의 몸에 황금 코안경 하나만 걸친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어머니인 공작부인의 부탁으로 덴버공작 둘째 아들 피터 윔지 경은 사건을 맡게된다. 피터는 애서가이면서, 귀족의 품위를 가지고 있지만, 말이 많다. 자신감 넘치는 피터와 그의 친구 파커경, 피터경과 사건으로 부딪히는 서그 경위, 그리고 충직하지만,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번터 집사는 미궁의 사건의 늪에 뛰어들게 된다.

# 시체는 누구일까??

  알리바이를 증언해야 하는 팁스는 불명예스러운 곳에 가게 된 친구의 명예를 위해 자신의 알리바이를 댈 것을 포기하게 되고, 더욱 더 불리해지게 된다. 게다가 사건 당일 레비경의 실종사고도 발생하게 되고, 피터는 어머니를 통해 레비경과 그의 부인이 힘들게 결혼하게 된 계기와 그로 인해 약혼이 깨어진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시체에 얹어진 황금 코안경의 주인을 찾기 위해 신문기사을 실었던 답신이 오게 되고, 어떻게 그가 죽었는지, 왜 죽게 되었는지 조금씩 밝혀지게 된다.

# 캐릭터 VS 사건의 짜임새..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는 두 가지로 나눠진다고 생각한다. 매력적인 주인공이 사건을 벌이거나 밝혀내는 과정에서 빠져드는 것이 첫째요.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하나하나 잘 짜여있는 소재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다 읽고나면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쾌감이 두번째이다. 괴도루팡과 셜록 홈즈 시리즈가 전자에 가깝다면, 애드거 앨런 포의 <잃어버린 편지>는 소재의 독창력에,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 <명탐정 코난>은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자아도취적이며, 고전과 유명한 책에서 사용되었던 글을을 패러디해, 유머로 사용하는 피터경은 냉철한 분석력과 추리력은 매력적이지만, 귀족의 풍채에 어울리지 않게 수다스러워 보인다. 주인의 말에 충직하지만, 자기 하고 싶은 일은 다 하는 번터경은 상하관계를 깨는 묘한 매력을 준다. 

  흔적을 알 수 없는 시체의 흔적,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되는 단서, 단서들은 복선이 되고, 마지막에 자백서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시도는 신선했다. 시체의 얼굴에 얹어진 황금 코안경으로 인해 혼란만 가중되다가, 전혀 예기치 못했던 단서 둘과 용의자의 하인을 통해 얻어진 정보를 통해 사건의 맥락에 접근해 가는 방식도 신선했다. 

  세계대전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피터의 모습에서 앞으로의 전개에서 그 뒷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는 실마리를 남겨 둔 부분이 흥미로웠다. 9부작으로 이어지는 연속시리즈의 시작답게 캐릭터의 부각과 사건의 얼개가 잘 조화를 이룬 작품이었다.

  단, 재미가 없어 깊이 있게 빠지지 못했던 점은 늘 안타까운 점이다.


# 왜 재미가 없었을까? 이유는 문화적 차이가 아닐까?

   9권의 책을 낼만큼 영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인기가 많은 책이였는데, 내게는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영국인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90년대 유머가, 현재에 그다지 재미있지 않듯이, 저자의 집필 당시 당시의 세태와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저자의 뛰어난 능력이 시간이 지난 후, 공간을 넘어 21세기로 온 내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고전을 인용하는 패러디 역시, 고전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일까? 시대와 흐름을 패러디한 유머가 작품을 몰입하는데 오히려 방해를 주었다. 영국 문화를 좀 더 알고 있었다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처음보다, 두번째, 세번째로 읽을수록 더 재미있는 책.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의 빼어난 능력에 감탄한다고 할까. 처음 읽었을 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 읽었을 때 발견하고, 저자의 능력에 감탄하기 시작했다. 잘짜여진 퍼즐처럼, 복선들이 잘 배치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완전 범죄를 꿈꿨지만, 깔끔한 범죄능력도 두 번의 우연에 의해 결국 잡혀버리는 범인처럼, 거리에 흘리듯 슬쩍 던지는는 단서, 하나하나가 다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 생각하면서 읽으면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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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체는 누구?
    from 잠보니스틱스 2008-03-09 21:38 
    원제: Whose Body?저자: 도로시 리 세이어즈출판사: 시공사평범한 건축가의 집 욕조에서 신원불명의 중년남자가 알몸의 시체로 발견된다. 남겨진 단서는 금테 코안경과 사슬 뿐. 소문난 애서가이자 범죄수사가 취미인 명문귀족의 아들 피터 윔지 경은 즉각 수사에 착수한다. 경찰은 같은 날 실종된 유태인 사업가가 문제의 시체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하지만 조사 결과 시체는 사라진 사업가와 전혀 별개의 인물로 밝혀진다. 파고들면 파고...
 
 
 
마이크로트렌드 -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
마크 펜, 킨니 잘레스니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해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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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1퍼센트의 작은 변화.. 그 기미를 눈치채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백명의 한 명. 1 퍼센트는 큰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작은 트렌드의 시작을 먼저 체크하는 사람은, 앞으로 다가설 변화에 더 잘 적응하고 대처해 나갈 수 있다.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미국. 미국에서 1퍼센트 이상을 향유하는 75가지의 트렌드가 600페이지의 큰 분량의 책에 담겨있다.
 
   '메가트렌드'는 이미 사라졌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큰 물결속에서 우리가 함께 이 시대를 살고 있지만, 각자 조금씩 다른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나가고 있다. 이 작은 기미를 잘 읽는 정치인은 자신의 원하는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작은 변화를 빨리 눈치챈 기업은 큰 성공을 얻을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정치인과 마케팅, 기업과 상관이 없는 난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 작은 변화의 흐름속에, 사회적 변화의 물결을 읽을 수 있다.


  변해가는 사회적 흐름이라고 할까? 작은 현미경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큰 망원경으로 보았을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많은 부분을 발견해 낸다. 작은 변화 속에 사람들의 통념, 사회적 의식의 변화를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젊은 뜨개질 족>과 <채식하는 아이들>이였다. 뜨개질 족이 늘어난 수와, 그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 배경, 젊은 뜨개질 족의 증가로 인한 패션업계의 변화 양상,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추세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수치에서부터 배경, 변화의 폭, 전망까지 다양하게 분석하고 설명하고 진단하고 있다. <채식하는 아이들>의 증가에는 (오냐오냐 부모들) 처럼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부모의 성향의 증가와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많은 대체음식의 등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육업체의 "진정한 소녀들은 소고기를 먹는다"는 메세지를 담은 육식 옹호 캠페인으로 대응하는 모습과 채식주의로 인해 더욱 더 건강해지는 미국의 모습을 그리는 전망도 인상적이었다. 야채는 유효기간이 적지 때문에 더 많은 관리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전망까지 친절하게 다양한 부분을 제시해 주는 모습이 가장 좋았다.

# 한국에서도 고민해 봐야 할 트렌드.

  많은 민족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미국의 트렌드이기에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트렌드가 적지 않다. <모국어 사용자들>, <히스패닉 개신교도>, <스테인드글라스 천장파괴족>, <유대인 선호족>, <온건파 무슬림>등과 같은 인종에 관련된 트렌드와 <뒤쳐진 똑똑한 아이들>, <불평등한 병>, <기독교 시온주의자들>, <호전적인 불법 이민자들>등 이민정책과 인종 차이로 인한 문제들은 미국만의 트렌드와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한다.

  한국에서도 눈여겨 봐야 할 트렌드들이 몇가지 보였다. <DIY 닥터족> 과 <혼혈가정>, <주말부부족>, <쿠거족>, <별장구입자>, <조용한 백만장자>, <성형수술 애호족>은 한국에서도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고, 다양한 의학지식에 목말라 하는 수요가 확실히 많다. 동남아, 러시아 여인과 많이 결혼한 현재의 가정들이 많은 국제결혼으로 인한 혼혈가정의 증가되어 2005년 결혼의 14퍼센트가 국제결혼을 했고, 인구의 2퍼센트인 100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에서 살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 얼굴이 면접에 영향을 끼치는 크다는 분석이 아니더라도, 젊어지기 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남녀를 불구하고 성형수술 찾는 인원과 시술할 의사도 많은 세상이다. 부동산 투기가 극심해서 다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한국 경제의 실상이지만, 여성의 취업률이 높아지고, 남녀가 함께 살지 않고 생활하는 부부가 늘어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2주택 이상을 가지는 <별장구입자> 층도 늘어나게 될거라 생각한다. 

  사회 트렌드로 이미 남녀가 함께 취업하는 현상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세금정책과 지원역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결혼하면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직업에 대한 애책과 자긍심도 커졌기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쿠거족>으로 불리는 연상연하 커플도 이미 많이 늘어난 추세이다.

 

  변화하는 세태에 맞는 적합한 사회적 인식과 차이를 인정해 질 수 있는 여유와 관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 관점을 바꾸면, 더 많이 보인다.

  
  주류와 유행해서 탈피한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춘 흐름이 많이 늘어나는 점은 권장할 풍조라 생각한다. 차이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관용이 늘어난다는 점은 바람직하며 더욱 즐겁게 살 수 있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개봉한 <내니 다이어리>라는 영화가 있다. 대학 졸업후 보모가 된 내니가 주인공인 영화였는데,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는 미국에 대학 졸업장을 가진 보모가 그렇게 많을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하나의 마이크로 트렌드였다는 점, 그 뒤에 숨어있는 고학력 보모를 두고 싶은 부모의 욕망등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와 뉴스, 책 등에서 보여지는 풍경에서 마이크로 트렌드를 찾게 되고, 찾았던 마이크로 트렌드를 통해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상호교류를 통해 얻어지는 좀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 그 시작의 발걸음을 <마이크로 트렌드>를 통해 시작하게 되었다.

  조금 더 나아가, 보이지 않지만 한국에서 발생하게 될 마이크로 트렌드는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교육부와 학교 교육의 실망으로 인한 <홈스쿨링>?, 통화시간보다 문자로 소통하는 세대의 증가를 트렌드로 인식하여 만들어지는 여러가지 가전 제품들, 혼혈인의 증가로 인해 민족으로 촘촘하게 엮어진 사회적 틀에서 자유로워진 사회의 모습을 꿈꾸어 본다.

  미국시민권을 얻고, 정착하려는 중상류층의 모습, 혼혈인에 대한 차별로 인한 우월의식을 즐기려는 사람들, 경제만이 살길이라면서, 인권과 환경 등의 가치에 소홀하고 개발과 성장에 목매는 사람들, 돈이면 다 된다는 풍조에 투기와 경제적 목적으로 결혼 및 많은 선택과 유대를 맺으려는 흐름이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마마보이, 파파걸처럼 부모님에 의지해서 결혼까지 모든 걸 맡기는 가정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밝은 흐름과 어두운 흐름 모두, 그 시작은 1퍼센트의 작은 물결에서 시작한다고 믿는다. 그것에 휩쓸릴 것인지, 아니면 외면할 것인지는 전부는 아니지만, 개인의 선택에 큰 비중이 크다 믿는다. 작은 1퍼센트의 변화를 인정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구성원을 서로 바라보는 시선은 더 따뜻해질거라 믿는다. 재료는 각양각색이지만, 함께 모여 더 멋진 빛깔과 맛을 내는 칵테일과 비빔밥처럼 한국사회 역시 그렇게 될거라 믿는다. 

  사회적 다양성을 책을 통해 깊게 인식할 수 있었다. 다양한 시각을 볼 준비가 된 이라면,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뛰놀고 싶은 이들이라면 '마이크로 트렌드'의 의미를 놓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한 걸음 더, 5cm 더 높은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책 분량은 적지 않았지만 읽는 내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쓴 저자와 출판한 출판사에 감사하다.  <한국의 마이크로 트렌드> 책도 출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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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워즈니악 - 최초로 PC를 발명하고 애플을 설립한 괴짜 천재의 기발하고도 상상력 넘치는 인생 이야기
스티브 워즈니악.지나 스미스 지음, 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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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컴퓨터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한 그를 만나다.
 

  스티븐 잡스가 모 대학교에서 졸업 연설을 한 동영상을 본 기억이 난다.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재기에 성공한 그의 모습은 참 멋졌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초기 모델을 만든 스티브 워즈니악. 실제 애플컴퓨터를 설계한 이였기에, 공학도로써 그의 삶이 참 궁금했었다. 

  운영체제와 그래픽인터페이스, 클릭해서 프로그램이 수행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인터페이스를 설계한 것도 애플이 먼저였지만 많은 이들은 알지 못한다. 최적의 성능과 최고의 품질이기에 가격은 매우 높아서 일반인들에게 다가서기 힘든 맥 컴퓨터. 따뜻한 마음과 상식을 넘어선 이벤트를 발휘하는 그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 유쾌한 괴짜, 그의 일대기가 재미나게 펼쳐진다.

   주파수의 대역을 이용해서 공짜로 전화를 걸었던 에피소드, 그것을 이용해 만든 블루박스로 인해 갱단에게 위협을 받았던 사건, 에피소드 위주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 유쾌함이 가득하다. 재미와 호기심이 가득 들어있는 저자의 유쾌함이 글 속에 가득 담겨져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 제한된 시간동안 작업을 해야 할 시절이 있었다. 하루종일 컴퓨터를 해도 여유가 있는 지금 생각하면 여유로운 일이지만, 그때에는 그렇기에 컴파일러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도 배워야 했던 시절이었다.

  전공수업때 교수님께서 이야기 해주셨던 에피소드를 들었을 때는 그냥 흥미롭게 생각했었는데, 저자의 경험과 겹치는 이야기가 들려오니, 좀더 이야기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엔지니어를 꿈꾸기 때문에 좀 더 그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컴퓨터 공학에 관련된 사안보다 흥미로운 사안과 저자의 이벤트들에 대한 뒷이야기가 잔뜩 담겨있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했던 시절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담겨있다. 통제보다는 흥미로운 일에 뛰어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그의 창의성과 추진력, 그리고 서로의 의견 차이를 틀림으로 생각하지 않고 다름으로 인식하는 여유로운 삶의 방식이 있었기에 애플 컴퓨터와 그가 벌였던 재미난 일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기 위해 벌였던 US 페스티벌, 거액의 돈을 아낌없이 사용할 수 있는 그의 여유가 참 부러웠다. 또한 직원들에게 주식을 싸게 팔아, 수많은 차익을 얻을 수 있게 해 주었던 점도 참 멋졌다. 돈이 많다고 누구나 좋은 일을 하는 건 아니다. 좋은 마음을 가진 이가 자신의 재능을 시기를 잘 맞추어 잘 발휘했을 때, 다른 많은 이들에게 유쾌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웠다.

# 중간중간 덧붙여진 섬세한 설명..

  컴퓨터 공학쪽 프로젝트와 애플시리즈를 만들었던 저자였기에 컴퓨터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녹색으로 표시된 부가 설명은 책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벌여진 에피소드 위주로 서술되어 있기에 일반인이 읽기에도 그리 어렵지 않다. 55살의 삶을 돌아보며, 스티브 잡스와 그에 관한 많은 오해들에 관한 해명과 함께, 즐겁게 산 인생을 다른 이가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워즈니악처럼 유쾌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호기심과 궁금증에 머물지 않고, 인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그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말처럼, 긍정적인 마인드가 잔뜩 담긴 여유로운 그의 인생... 그 여유만큼은 꼭 닮고 싶다. 이윤을 내는 기업과 다른 마인드로 설계된 애플 컴퓨터가 세상에 존재한다. 실적과 이윤, 매출에 몰두해야 하는 세상에 작은 숨통을 여는 여유라고 할까. 컴퓨터만으로 세상을 바꾼 그의 아이디어, 그를 뛰어넘는 마음 따뜻한 공학도가 많이 생겨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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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벗겨줘 - 빨간 미니스커트와 뱀피 부츠 그리고 노팬티 속에 숨은 당신의 욕망
까뜨린느 쥬베르 외 지음, 이승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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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차림, 그 속에 숨겨진 욕망을 분석하다.


  현대는 이미지의 시대라고 한다. 그 사람의 옷차림과 스타일에서 많은 것을 표현하고, 많은 것을 드러낸다고 한다. 옛날 조선시대에는 입고 있는 옷과 색깔까지 많은 것을 통제했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난다. 복장을 통해 사람의 마음 속에 통제 의식을 심었다고 할까. 복장에서 많이 자유로워진 현대에서는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에서 옷차림이 선택된다.


  가정생활에서 어머니가 보살펴 주었던 옷차림에서 시작해서, 미니스커트, 문신, 피어싱, 옷 바꿔입기, 웨딩드레스 등 스타일의 변화등을 에피소드를 통해서 옷차림 속에 숨겨진 욕망을 이야기한다.
 
# 사회화 과정 속에 숨겨진 옷차림과 욕망.



  두 명의 저자가 여성이기 때문이었을까? 19개의 에피소드 대부분은 여성의 사회화 과정에서 나온 부분이 언급되었다. 다른 성을 지닌 남성으로써, 조금 더 세밀하게 여성의 옷차림과 그 속에 내밀화된 욕망의 흔적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성적 차이와 문화적 차이의 미묘한 차이들로 인해 저자의 에피소드와 분석을 내용을 체험에 공감할 수 없었지만, 정신분석학파 중 프로이드와 관련된 용어들에 대한 설명들이 잘 되어있는 점이 인상깊었다. 

 한국에서는 융학파 계열쪽의 교수들이 대부분이고 강세이고, 프로이드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가 부족하다고 심리학 관련 수업때 배운 기억이 난다. 일상적 체험속에서 프로이드 학파에서 주장하는 성적욕망과 긴장상태에 관한 내용이 일상생활에서 체험하고 있는 내용과 잘 대응되어 있다. 

 사랑하는 신랑과 결혼하는 결혼식장에서, 어머니가 골라주었던 웨딩드레스를 벗어버리고, 신랑이 원하는  스타일로 웨딩드레스를 바꾼 노라의 에피소드가 담긴 <웨딩드레스> 편이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다. 웨딩드레스의 스타일의 변화속에 숨겨진 엘렉트라 컴플렉스와 사랑받고 싶은 욕망, 그리고 상대의 환상에 자신의 환상을 맞추는 모습 등, 미묘한 차이 속에 숨겨진 욕망을 엿 볼 수 있어 좋았다.


# 여성들이 좀더 다가서기 편한 책.

 여성에 비해 남성이 옷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많지 않다. 많은 옷차림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성들이 좀 더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저자와 체험 역시 여성의 선택이 많다. 일상적으로 편하게 선택해서 입는 옷차림 뒤에 많은 욕망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무심코 선택하는 일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많은 동기들과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가독성이 좋은 책이었다. 센 제목을 비롯해서, 나를 분석할 수 있을 거라는 큰 기대를 가지고 책을 보았기에  아쉬움도 컸다. 일상의 심리학 입문서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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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 도종환의 산에서 보내는 편지
도종환 지음 / 좋은생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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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샘물이 흐르는 산 속. 숲에서 삶을 보내는 이의 편지를 받다.
  
  일상의 늪에 빠져 삶의 의욕을 잃었을 때, 일상의 삶을 벗어난 동경의 장소에서 지내는 삶을 꿈꾼다. 산은 내게 동경의 대상이다. 맑은 산소를 마시고 싶을 때, 새들의 지저귐과 숲속에서 자신만의 삶의 보금자리를 일구는 생물들을 보면 삶의 의욕이 되살아 난다. 

  글속에는 글쓴이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다. 이전 작품의 저자의 글을 읽을 때면 감정의 선을 그대로 잘 드러내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자신의 슬픔도 아픔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용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가슴 절절한 그리움의 글과 콩나물 시루에서 답답하게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던 그의 마음이 담긴 글이 좋았다.

  맑은 샘물같은 저자가 마음 속 슬픔마저 다 안아줄 것 같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 5년의 시간이 흐른 뒤, 그의 산중생활이 담긴 편지가 세상으로 내려왔다. 넉넉한 산의 기운을 받은 탓일까? 마음이 맞은 공간을 찾았기 때문일까? 여유로움과 산중 생활에 정착한 그의 시선이 시리도록 맑다. 맑은 기운을 담긴 저자의 편지를 읽다보면, 이미 산속에 드러앉은 느낌이다.

# 행간 뒤에 숨은 자연을 느끼다.


  빼앗기 위해, 남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 농사도 내가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짓는다. 내가 먹을 수 있는 양은 적기에 찾아오는 이에게 넉넉히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눔할 수 있다.  자연의 생물체를 음식의 대상으로 보지 않으려는 그의 따스한 마음이 담겨, 따스함과 도시생활에서 미처 보기 힘든 여유가 스며 있다. 조급해 하지 말라며, 옳은 일은 결국에는 밝혀질 것이라는 그의 말 속에 여유와 함께 자연의 섭리가 배어있음을 느낀다.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암탉의 알이 병아리로 부화하는 모습도, 세심한 그의 관찰과 애정이 담기어 생명에 대한 진지함을 되새겨 보게 한다.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보는 이의 시선과 관점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지듯이, 자연과 함께 벗삼으며, 같은 눈높이에서 보려하는 그의 시선에 감탄하며, 배워야겠다 다짐한다.


# 60개의 풀빛 가득한 글들. 그 숲에 살고 싶다.

  사회생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몫을 다 한 후에는 작은 암자를 지어, 그 속에서 생활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저자의 풀빛 가득한 글들을 읽은 후, 하루 빨리 숲으로 들어가고 싶어졌다. 욕심을 버리고, 순리를 따르며, 많은 일들을 한 번에 하기보다, 주변에 작고 사소한 것들을 조금 더 깊이 볼 수 있는 여유로운 삶.. 사람들에게 지친 상처와 마음을 골짜기 물로 닦아주고 나뭇잎의 숨결로 말려주는 숲에서 살고 있는 그의 글을 읽으니, 함께 숲속에 찾아가 보고 싶다.

  오랜시간 연락하다가 소식이 끊긴 제자와의 인연을 생각하며 자신의 잘못을 돌이켜보는 저자의 글을 읽으니, 은사님께 연락을 드리고 싶어졌다. 시간에 쫓겨서, 일상에 치여서 연락을 드린지 오래 되었는데, 서운한 마음만 가득 안고 계실까 하는 마음이 앞선다. 늦기 전에 소식 전하고, 찾아가 뵈어야겠다.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 때론 많이 들어 익숙한 내용도 그의 손길이 닿은 글에는 다시 되새겨 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저자의 맑은 마음 때문인지, 숲이 전해주는 맑은 기운 덕분인지 알 수 없다. 일상에 쫓겨 마음을 잃어버렸던 마음에 작은 여유가 생긴다.

  일상에 휘둘리지 않게, 삶이 지치고 힘겨울수록 한 꼭지씩 읽으며, 맑은 기운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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