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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트렌드 -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
마크 펜, 킨니 잘레스니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해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 1퍼센트의 작은 변화.. 그 기미를 눈치채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백명의 한 명. 1 퍼센트는 큰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작은 트렌드의 시작을 먼저 체크하는 사람은, 앞으로 다가설 변화에 더 잘 적응하고 대처해 나갈 수 있다.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미국. 미국에서 1퍼센트 이상을 향유하는 75가지의 트렌드가 600페이지의 큰 분량의 책에 담겨있다.
'메가트렌드'는 이미 사라졌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큰 물결속에서 우리가 함께 이 시대를 살고 있지만, 각자 조금씩 다른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나가고 있다. 이 작은 기미를 잘 읽는 정치인은 자신의 원하는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작은 변화를 빨리 눈치챈 기업은 큰 성공을 얻을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정치인과 마케팅, 기업과 상관이 없는 난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 작은 변화의 흐름속에, 사회적 변화의 물결을 읽을 수 있다.
변해가는 사회적 흐름이라고 할까? 작은 현미경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큰 망원경으로 보았을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많은 부분을 발견해 낸다. 작은 변화 속에 사람들의 통념, 사회적 의식의 변화를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젊은 뜨개질 족>과 <채식하는 아이들>이였다. 뜨개질 족이 늘어난 수와, 그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 배경, 젊은 뜨개질 족의 증가로 인한 패션업계의 변화 양상,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추세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수치에서부터 배경, 변화의 폭, 전망까지 다양하게 분석하고 설명하고 진단하고 있다. <채식하는 아이들>의 증가에는 (오냐오냐 부모들) 처럼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부모의 성향의 증가와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많은 대체음식의 등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육업체의 "진정한 소녀들은 소고기를 먹는다"는 메세지를 담은 육식 옹호 캠페인으로 대응하는 모습과 채식주의로 인해 더욱 더 건강해지는 미국의 모습을 그리는 전망도 인상적이었다. 야채는 유효기간이 적지 때문에 더 많은 관리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전망까지 친절하게 다양한 부분을 제시해 주는 모습이 가장 좋았다.
# 한국에서도 고민해 봐야 할 트렌드.
많은 민족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미국의 트렌드이기에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트렌드가 적지 않다. <모국어 사용자들>, <히스패닉 개신교도>, <스테인드글라스 천장파괴족>, <유대인 선호족>, <온건파 무슬림>등과 같은 인종에 관련된 트렌드와 <뒤쳐진 똑똑한 아이들>, <불평등한 병>, <기독교 시온주의자들>, <호전적인 불법 이민자들>등 이민정책과 인종 차이로 인한 문제들은 미국만의 트렌드와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한다.
한국에서도 눈여겨 봐야 할 트렌드들이 몇가지 보였다. <DIY 닥터족> 과 <혼혈가정>, <주말부부족>, <쿠거족>, <별장구입자>, <조용한 백만장자>, <성형수술 애호족>은 한국에서도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고, 다양한 의학지식에 목말라 하는 수요가 확실히 많다. 동남아, 러시아 여인과 많이 결혼한 현재의 가정들이 많은 국제결혼으로 인한 혼혈가정의 증가되어 2005년 결혼의 14퍼센트가 국제결혼을 했고, 인구의 2퍼센트인 100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에서 살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 얼굴이 면접에 영향을 끼치는 크다는 분석이 아니더라도, 젊어지기 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남녀를 불구하고 성형수술 찾는 인원과 시술할 의사도 많은 세상이다. 부동산 투기가 극심해서 다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한국 경제의 실상이지만, 여성의 취업률이 높아지고, 남녀가 함께 살지 않고 생활하는 부부가 늘어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2주택 이상을 가지는 <별장구입자> 층도 늘어나게 될거라 생각한다.
사회 트렌드로 이미 남녀가 함께 취업하는 현상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세금정책과 지원역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결혼하면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직업에 대한 애책과 자긍심도 커졌기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쿠거족>으로 불리는 연상연하 커플도 이미 많이 늘어난 추세이다.
변화하는 세태에 맞는 적합한 사회적 인식과 차이를 인정해 질 수 있는 여유와 관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 관점을 바꾸면, 더 많이 보인다.
주류와 유행해서 탈피한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춘 흐름이 많이 늘어나는 점은 권장할 풍조라 생각한다. 차이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관용이 늘어난다는 점은 바람직하며 더욱 즐겁게 살 수 있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개봉한 <내니 다이어리>라는 영화가 있다. 대학 졸업후 보모가 된 내니가 주인공인 영화였는데,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는 미국에 대학 졸업장을 가진 보모가 그렇게 많을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하나의 마이크로 트렌드였다는 점, 그 뒤에 숨어있는 고학력 보모를 두고 싶은 부모의 욕망등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와 뉴스, 책 등에서 보여지는 풍경에서 마이크로 트렌드를 찾게 되고, 찾았던 마이크로 트렌드를 통해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상호교류를 통해 얻어지는 좀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 그 시작의 발걸음을 <마이크로 트렌드>를 통해 시작하게 되었다.
조금 더 나아가, 보이지 않지만 한국에서 발생하게 될 마이크로 트렌드는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교육부와 학교 교육의 실망으로 인한 <홈스쿨링>?, 통화시간보다 문자로 소통하는 세대의 증가를 트렌드로 인식하여 만들어지는 여러가지 가전 제품들, 혼혈인의 증가로 인해 민족으로 촘촘하게 엮어진 사회적 틀에서 자유로워진 사회의 모습을 꿈꾸어 본다.
미국시민권을 얻고, 정착하려는 중상류층의 모습, 혼혈인에 대한 차별로 인한 우월의식을 즐기려는 사람들, 경제만이 살길이라면서, 인권과 환경 등의 가치에 소홀하고 개발과 성장에 목매는 사람들, 돈이면 다 된다는 풍조에 투기와 경제적 목적으로 결혼 및 많은 선택과 유대를 맺으려는 흐름이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마마보이, 파파걸처럼 부모님에 의지해서 결혼까지 모든 걸 맡기는 가정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밝은 흐름과 어두운 흐름 모두, 그 시작은 1퍼센트의 작은 물결에서 시작한다고 믿는다. 그것에 휩쓸릴 것인지, 아니면 외면할 것인지는 전부는 아니지만, 개인의 선택에 큰 비중이 크다 믿는다. 작은 1퍼센트의 변화를 인정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구성원을 서로 바라보는 시선은 더 따뜻해질거라 믿는다. 재료는 각양각색이지만, 함께 모여 더 멋진 빛깔과 맛을 내는 칵테일과 비빔밥처럼 한국사회 역시 그렇게 될거라 믿는다.
사회적 다양성을 책을 통해 깊게 인식할 수 있었다. 다양한 시각을 볼 준비가 된 이라면,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뛰놀고 싶은 이들이라면 '마이크로 트렌드'의 의미를 놓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한 걸음 더, 5cm 더 높은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책 분량은 적지 않았지만 읽는 내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쓴 저자와 출판한 출판사에 감사하다. <한국의 마이크로 트렌드> 책도 출간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