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 문보영 아이오와 일기
문보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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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의 아이오와 일기 최초 출간 삼십년 후 문보영의 아이오와 일기가 출간되았다. 성향상 양극단에 놓여있는 두 시인의 일기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얻을 수 있다.

문보영은 특유의 개성으로 프로그램을 잘 소화하며 아이오와 생활을 잘 해나가 아이오와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고 다시 가고 싶어한다.

지루함의 대명사인 아이오와를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곳으로 만드는 재주가 그에게 있는 듯 하다.

제목은 지리적으로 서울의 반대편에 있는, 끝없은 옥수수 들판으로 알려진 아이오와를 가리키는 것이겠지만, ‘반대편‘이라는 의미는 모든 사고체계를 뒤집는 반대편이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타향 살이가 우리에게 낯섦을 선사하는 것이겠지.

문보영의 개성이 뿜뿜하는 재미난 이국 생활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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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당근마켓 - 우리는 그렇게 만날 수도 있다 아무튼 시리즈 59
이훤 지음 / 위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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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성인 중 당근마켓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거의 없지 않나? 그런데 그 중 일인이 바로 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당근마켓에 대한 궁금증과 아무튼 시리즈에 대한 팬심, 이슬아 작가 남편 이훤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아무튼 시리즈는 방심을 잠깐만 하면 신간이 우수수 나와 있는 경향이 있다. 기다릴 때는 더디게 나오더니만)

당근마켓에 대해서 여기저기 듣기도 하고 당근거래 중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보고 당근당근 울려대는 휴대폰알림소리도 들었으나 이용하지 않았다.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맥시멀리스트이거나 물건에 대한 욕심이 있거나 물건구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지만 나는 쇼핑을 좋아하지 않고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없고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 잘못 샀다거나 사용하지 못하게 된 물건은 대부분 쓰레기통이나 의류수거함, 대형폐기물로 처리해 버. 린. 다. 귀찮은 것이다. 물건과 관련된 그 모든 과정이 너무 번거롭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래도 도대체 왜 당근(마켓)을 그렇게들 애용하는 걸까 궁금해하며 이훤의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랬더니 당근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관계가 있었다. 새로운 세상이 있었다고나 할까.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당근 이용자가 되었다가나 하는 드라마틱한 변화는 물론 없었지만 뭔가 다른 세상을 엿본 느낌이다. 하지만 당근은 계속 사용하지 않을 듯 하다. 물건과 관련된 일체의 일을 대신해주는 뭔가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이훤의 글은 잘 읽혔고 당근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이야기들-영어이름 이야기 등이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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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만 갈 수있는 세상에서 돌아오면 우리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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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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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작가는 처음이다.

정기적으로 소설을 읽지 않으면 사는 재미가 없어지는 나로서는 읽을 만한 소설 그것도 한국 소설이라면 언제든 오케이인데 요즘 뜨는 작가라는 광고가 보였기에 호기심에 구매해 읽어보았다. (한국도 이제 전자책 동시 출간이 좀 되어서 소설은 읽고 싶을 때 클릭만 하면 바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출근전배송으로 해도 하루를 기다려야 하다니. 이 시대에.)

세번째 작품 ‘전조등‘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사는, 성공한, 평탄하고 안온한 삶을 사는 주인공이 나온다. 누구나 바라는 정도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이렇게 따분하면서도 재미없게 느.껴.지.게. 그릴 수도 있나 싶어 새로웠다. 게다가 읽는 내내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불안감이 조성되었다. 뭔가 중차대한 일이 일어날 듯 일어날 듯 하다가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일은 여전히 평탄하게 흘러가 결국 주인공은 안착한다. 그런데도 독자는 끝까지 왠지 불안하다. 특이한 느낌의 소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이 타이틀 작품인 만큼 강렬했다. 비슷한 듯 다른 진주와 니콜라이, 그들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 또는 귀화하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이다. 세금도 내고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일도 열심히 했는데도 잘 살아지지 않는 세상. 모두 기립해야 한다는 인터내셔널 운동가와 절묘하게 엮여 울림이 컸다. 우리는 모두 인터내셔널이기에. 소설 다시 읽기를 잘 하지 않은 편인데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작품. 황정은의 재탄생인가.

2024 젊은작가상 수상작이라는 ‘보편 교양‘은 고3 고전읽기 수업을 다룬 구체적 학교 이야기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면도 많았지만 내용의 전개나 결말이 전형적이라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고등학교를 상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3 고전읽기 수업을 이렇게 진행하는 것 자체가 판타지로 여겨지기도 했다. 돌연변이 선생님이라면 가능할까. 3단위 수업 1과목만 가르치는 선생님-다른 수업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이렇게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1주일 수업시수 3시간)은 강사 선생님이 아니고서는(1주일에 세시간 일하(려고 방학 때부터 수업 준비를 하고 1시간에 3만원 정도의 강의료를 받)겠다는 강사선생님을 구할 수 없다.) 있을 수 없다. 대부분 두 과목 많게는 세 과목(결국 가르치는 사람은 같은데 과목 이름만 바뀐 것 같은 느낌)까지 가르치게 되는 것이 학생선택중심, 고교학점제의 맹점이라는 현실을 작가도 알고 있었을까. 정작 컨설팅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민원을 취소하는 전교1등 아버지의 사례가 더 리얼했다. 하지만 그것도 매우 전형적이었다. 학교보다는 학원컨설턴트를 신뢰하는 현실말이다. 이게 언제적 이야기인가.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은 밤새 알바하던 학생이라는 이야기도. 요즘 애들은 그냥 이유없이 아니 여러 가지 이유로 잔다. 이걸 깨우느니 마느니(평론가의 해설에서도 깨워야한다는 얘기가 나와서 헛웃음이. 학생인권침해일 텐데. 현실은 너무 많아서 못 깨운다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시대를 잘 읽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 수능을 염두에 두지 않는 고3 수업이라니, 그런 수업을 전교에 한 명이라도 듣는다니 놀라울 뿐이고.
교사자문을 구했었는지 궁금하다.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인가. 그런데 이 작품이 2024 젊은작가상 수상작이었구나. 대한민국 국민은 다 교육 및 학교 전문가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하긴 이렇게 구체적으로 고등학교를 다루는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긴 하다.

뒤로 갈수록 뒷심이 약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암튼 나는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최고 작품으로 선정합니다. 근데 왜 제목을 이렇게? 영어식 표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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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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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둘이서 행복할 수 없다...혼자를 두려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말 것. 적극적으로 혼자 됨을 싪천할 것. ...질척거리지 말고 단독자로서 산뜻한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할 것.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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