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상당히 미국적인 작가이다. 그 특유의 촌철살인적 유머코드를 읽어내려면 더 그렇다. 분량이 300페이지 안팎이지만 부록이 길어서 실제 분량은 200페이지를 조금 넘는 정도다. 분량에  혹해서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하지만 그 특유의 말놀이 (Know better, No better/ Be leaving, Believing, Be living 등의 표현들)와 비유, 설명들 (미국인의 96퍼센트가 추수감사절을 지내는데 이는 매일 양치질을 하는 미국인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라고 한다. 이런 표현은 조너선 사프란 포어에게서만 읽을 수 있다. 젊은 빌 브라이슨 같기도 하지만 좀 다르다. 빌 브라이언이 더 시니컬하고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더 문학적이다.물론 우리가 얼마나 관성적으로 살고 있는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언급한 내용이지만 나는 늘 주된 메세지보다 세부적인 표현에 울고 웃는 스타일이라 이 대목에서 빵 터졌었다.)을 들으면서 이해하기엔 내 실력이 턱없이 부족해 한 번 다 듣고 다시 원서를 집어들었다. 결국 듣기보다는 읽기에 적합한 작가라는 이야기인데,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의 만연체적 스타일 때문에 두번째 챕터부터 나와서 이때부터는 들어도 상관없다. 다시 말해 그의 문학적 표현보다는 내용 전달이 더 많다는 것이다. 


돌아돌아서 결국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바로 이것.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환경파괴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하고 훨씬 더 우리에게 가까이 와있다는 것.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채식 위주로 먹기, 비행기 여행 피하기, 차 없이 살기, 아이 적게 낳기 등이 있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채식이다. 특히 우리가 소고기를 먹기 위해 만들어내는  메탄 가스는 돼지고기나 닭고기의 그것에 여섯배가 넘는다. 가장 즉각적인 효과가 나올 만한 수치이다. 스테이크, 햄버거를 먹기 위해 지구를 엄청나게 파괴해 왔다니 놀라울 뿐이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농장'이란다. 


제목의 의미를 오래 생각해 봤다. 우리가 날씨다. 우리가 기후다. 결국 모두 우리가 만든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변해야 하고 그 중 가장 획기적인 것은 우리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 그래서 하루아침에 채식주의자가 되기는 어려우니 아침 한끼라도, 아니 저녁을 제외한 식사에서라도 채식을 하자고 작가는 말한다. 그렇지만 본인도 채식주의자는 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한다. 육식을 하는 것에 죄책감을 갖든 말든, 요조처럼 일년에 하루만 날잡아 곱창을 먹든 말든, '아무튼, 딱따구리'에 인용된 저자의 어떤 친구처럼 환경오염을 걱정하고 다른 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햄버거를 먹더라도, 한 번이라도 실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내는 발자취는 다를 것이라 믿으며 나도 당장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겠다는 결심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존재 자체가 오염원인 현 상황에서 어떻게 최소한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을지 뭔가 행동을 할 때마다 생각해 봐야할 것 같다. 아이를 적게 낳는 것도 한 방법이란다. 한국의 인구 감소는 문제가 아니라 전지구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다는 '아무튼, 딱따구리'의 박규리 씨 언급이 새삼 떠오른다. 이렇게 독서는 돌고 돈다. 생태계가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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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1-19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보고 제목을 생각하니 책 제목의 의미가 깊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JYOH 2021-01-19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이 맞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