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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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작가는 처음이다.

정기적으로 소설을 읽지 않으면 사는 재미가 없어지는 나로서는 읽을 만한 소설 그것도 한국 소설이라면 언제든 오케이인데 요즘 뜨는 작가라는 광고가 보였기에 호기심에 구매해 읽어보았다. (한국도 이제 전자책 동시 출간이 좀 되어서 소설은 읽고 싶을 때 클릭만 하면 바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출근전배송으로 해도 하루를 기다려야 하다니. 이 시대에.)

세번째 작품 ‘전조등‘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사는, 성공한, 평탄하고 안온한 삶을 사는 주인공이 나온다. 누구나 바라는 정도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이렇게 따분하면서도 재미없게 느.껴.지.게. 그릴 수도 있나 싶어 새로웠다. 게다가 읽는 내내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불안감이 조성되었다. 뭔가 중차대한 일이 일어날 듯 일어날 듯 하다가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일은 여전히 평탄하게 흘러가 결국 주인공은 안착한다. 그런데도 독자는 끝까지 왠지 불안하다. 특이한 느낌의 소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이 타이틀 작품인 만큼 강렬했다. 비슷한 듯 다른 진주와 니콜라이, 그들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 또는 귀화하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이다. 세금도 내고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일도 열심히 했는데도 잘 살아지지 않는 세상. 모두 기립해야 한다는 인터내셔널 운동가와 절묘하게 엮여 울림이 컸다. 우리는 모두 인터내셔널이기에. 소설 다시 읽기를 잘 하지 않은 편인데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작품. 황정은의 재탄생인가.

2024 젊은작가상 수상작이라는 ‘보편 교양‘은 고3 고전읽기 수업을 다룬 구체적 학교 이야기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면도 많았지만 내용의 전개나 결말이 전형적이라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고등학교를 상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3 고전읽기 수업을 이렇게 진행하는 것 자체가 판타지로 여겨지기도 했다. 돌연변이 선생님이라면 가능할까. 3단위 수업 1과목만 가르치는 선생님-다른 수업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이렇게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1주일 수업시수 3시간)은 강사 선생님이 아니고서는(1주일에 세시간 일하(려고 방학 때부터 수업 준비를 하고 1시간에 3만원 정도의 강의료를 받)겠다는 강사선생님을 구할 수 없다.) 있을 수 없다. 대부분 두 과목 많게는 세 과목(결국 가르치는 사람은 같은데 과목 이름만 바뀐 것 같은 느낌)까지 가르치게 되는 것이 학생선택중심, 고교학점제의 맹점이라는 현실을 작가도 알고 있었을까. 정작 컨설팅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민원을 취소하는 전교1등 아버지의 사례가 더 리얼했다. 하지만 그것도 매우 전형적이었다. 학교보다는 학원컨설턴트를 신뢰하는 현실말이다. 이게 언제적 이야기인가.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은 밤새 알바하던 학생이라는 이야기도. 요즘 애들은 그냥 이유없이 아니 여러 가지 이유로 잔다. 이걸 깨우느니 마느니(평론가의 해설에서도 깨워야한다는 얘기가 나와서 헛웃음이. 학생인권침해일 텐데. 현실은 너무 많아서 못 깨운다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시대를 잘 읽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 수능을 염두에 두지 않는 고3 수업이라니, 그런 수업을 전교에 한 명이라도 듣는다니 놀라울 뿐이고.
교사자문을 구했었는지 궁금하다.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인가. 그런데 이 작품이 2024 젊은작가상 수상작이었구나. 대한민국 국민은 다 교육 및 학교 전문가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하긴 이렇게 구체적으로 고등학교를 다루는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긴 하다.

뒤로 갈수록 뒷심이 약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암튼 나는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최고 작품으로 선정합니다. 근데 왜 제목을 이렇게? 영어식 표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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