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은 방역, 위생상의 이점도 있지만 그보다도 생사를 경계로 무엇인가를 청산해버리려는 인간의 과감한 지혜인 것이다. - P43
#마쓰이에마사시 #거품마쓰이에 마사시의 번역본 중 가장 최근작. 그의 유일한 청춘 소설로 광고가 되지만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주인공 가오루보다는 그의 작은 할아버지 가네사다 이야기가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알파세대와 그들의 조부모 세대가 서로 교류하도록 해야 사회가 원만히 굴러간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점에서 재미있는 접점이 있었다. 한 세대를 뛰어넘으면 집착이나 고정관념으로부터 더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도 하다. 노년의 작가가 세대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 요즘의 남자 고등학생의 심리를 묘사할까 궁금했는데 진부하게 여겨지기 보다는 시대불변의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분량이 많지 않고 열린 결말이라 부담없이 그렇지만 꽤나 몰입도있게 읽을 수 있다.
#이치조미사키 #오늘밤,거짓말의세계에서잊을수없는사랑을이치조 미사키 작품 대부분이 밀리의 서재에 있는 걸 발견해서 찾아 읽었다. 왜 제목이 ‘거짓말의 세계‘로 바뀌고 ‘잊을 수 없는 사랑‘을 이라는 말이 덧붙여졌는지 알 수 있다. 진부하게 흐르지 않도록 세심하게 여러 장치들을 숨겨놓으려는 작가의 의도가 읽혔다. 순수한(?) 고등학생 시절의 감성을 어떻게 이렇게 재현할 수 있을까. 요즘 고등학생들은 예전의 학생들보다 순수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넘쳐나는 정보로 모르는 게 없어진 아니 어른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아이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적 경험 부족으로 인한 순수함은 그 어떤 나이든 시람도 따라잡을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 부분을 참으로 잘 끌어내는 작가인 듯.
#오늘밤세계에서이눈물이사라진다해도 #이치조미사키 ‘오늘 밤, 이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해도‘의 스핀오프. 그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 도서관 전자책이 있기에 바로 대출해서 바로 다 읽어버렸다. 충격은 물론 전편보다 덜 하지만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그들이 안정을 찾아나가는 걸 보면 왠지 안심이 된다. ‘가슴 시리도록 아픈 이야기‘는 진부한 표현이지만 ‘오늘 밤,~‘ 시리즈에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작가는 어떻게 이런 감수성을 지니게 된 것일까 새삼 대단하다.
#임경선 #글을쓰면서생각한것들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오십대 한국 여성 작가가 드문데 그중 가장 건재하는 작가 중 한 분이 임경선 작가가 아닐까. 점점 더 일가의 경지에 가 닿는 것 같기도 하고. 늘 신간이 나올 때마다 챙겨보게 되는 작가. 글쓰기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가장 나중에 쓰고 싶었다고 했는데 이번에 이 주제에 대해 쓰게 된 이유는 뭘까.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이런 주제의 책들을 읽노라면(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작가들이 이런 주제에 대한 책을 한 권씩은 출간하는 것 같다. ) 매우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하고 그렇게 힘들면 안 하면 될 텐데 부러 하면서 힘들다고 푸념하는 것이 가진 자의 논리로 여겨지기도 해서 별로 달갑지 않은 주제이지만 (작가 언급대로 동병상련을 느끼기에는 처지가 너무 달라서 그렇겠다.) 그래도 임경선 작가가 이번엔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 얼른 구매해 보았다. 저자 말대로 비슷비슷해야 서로의 심정에 공감할 수 있어서인지 여전히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그의 냉철한 논리와 자기 고백에 거부감없이 휘리릭 읽게 되었다. 큰 임팩트보다는 잔잔한 여운을 주는 구절들이 많았다. 최근 영화 이야기도 좋았고. 내가 본 책과 영화가 많이 겹치기도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에세이로 시작했고 에세이집을 훨씬 더 많이 출간한 에세이스트이지만 매년 신간을 내는 부지런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니 이번에는 그의 신간 소설을 기다려본다. 그의 소설에는 오십대 한국 여성 작가에게서는(몇 분 안 계시는 건가 ㅠㅠ ) 느낄 수 없는 독특함이 있다. (유년 시절에 한국에 없어서일 듯.) 그 점이 그의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은데 소설이 더 쓰기 어렵다고 하시니 다음 책의 장르 또는 화두는 무엇일까요? 내년 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자녀도 대학에 보내고 지병도 쾌차하셔서 쭉쭉쭉 써주시기 바랍니다. (작가가 인터넷 서평을 뒤져읽는드고 하시기에 이렇게 대화체로 써봅니다.) + 그러고보니 신년들어 일이 바빠 이 책이 올해 읽은 첫 책이 되었다. 이번 주만 넘기면 다시 열독 모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