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법 1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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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많은데 연말이라 일이 몰려 읽는데 오래 걸렸다. 영화 ‘플랜 75‘인가? 그런 영화가 왜 나왔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미 2010년대에 100살까지만 살게 하는 법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이야기를 상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간결하게 1권으로 마치면 좋은데 어마어마한 등장인물이 나오면서 이야기가 더 깊이 2권으로 나아가서 2권까지 읽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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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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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클레어키건

클레어 키건의 작품이 새로 번역되었다는 소식에 반갑게 구매해 읽다. ‘남극‘은 원서로 읽었던 건지 기억이 나고 다른 작품들은 처음 읽는 작품들이었다.

‘남극‘이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잘 드러내면서도 충격적인 결말이라 가장 인상깊었고 작품들 모두 격차없이 다 재미있었다. 단편의 아름다움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들. 읽으면 읽을수록 클레어 키건의 개성이 독보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짧은 분량과 독특한 문체와 분위기도 그의 인기에 큰 역할을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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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국문학을 가르칩니다
고영란 지음 / 정은문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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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란 #일본에서국문학을가르칩니다

일본에서 국문학(일본문학)을 가르친다고 하면 다양한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당연히 국문학이 한국문학인 줄 안다고. 미국에서 지인이 국어교육(미국의 국어는 영어이기에 영어교육-->리터러시)을 가르쳤기에 저자가 받을 질문이 어떠한지 충분히 예상된다. 물론 일본이고, 문학이고, 근헌대일본 문학 및 미디어, 매체 연구가 저자의 전공이라 분야가 좀 다르지만, 외국인이 내국인 전공자도 가르치기 어려운 내용을 그들의 언어로 가르친다는 것을 사람들은 쉽사리 예상하지 못한다. 또한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지도 감히 상상하지 못한다.

나도 이 책 제목을 보고 ‘일본에서 한국어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보자‘ 하는 심정으로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다. 저자는 전라도 출신으로 일본어와 일본문화에 대한 노출조차 제한적이었던 시절에 태어나고 자랐는데 어떻게 일본까지 건너가 거기에서 자리를 잡고 교수까지 되었는지를 차분히 알려준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읽은 ‘오늘도 무사히, 일본살이 중입니다‘와 많이 비교되었다. (저자의 관점이라면 ‘오늘도 무사히~‘의 저자는 영주권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대기업 첨단 산업 직종 연봉 일억원 이상인 계층의 한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토록 맑고 밝게 일본을 즐기고 빠르게 영주권을 받고 집도 사고 한 채를 더 사 임대사업까지 벌일 수 있는 듯. 물론 586세대외 밀레니얼 세대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영주권자이고(영주권을 받기 전에 2번 출국 명령을 받을 뻔한 경험도 이야기한다.) 영주권은 7년에 한 번씩 갱신을 해야 하고 외국인으로서의 받았던 차별을 다루고, 어려서부터 일본문학을 사랑해서 일본어 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을 외국인으로서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알려주는 등 ‘오늘도 무사히~‘에 전혀 나와있지 않은 타향살이의 고단함이 많이 나타나 ‘오늘도 무사히~‘보다 더 진솔한 느낌이었다.

또 아무래도 신문, 잡지 등 매체에 대한 관심도 많고 이 분야 연구자이기 때문에 일본 출판계의 성향,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는(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과정 등에 대한 분석도 나와 내국인의 입장에서 일본 인쇄 매체 관련 논평을 읽는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새로웠다. 아무래도 외국인으로서 바라보는 관점과는 달라 신선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일본은 역시나 가깝고도 먼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비슷한 것 같지만 정말 많이 다르기도 하다는 느낌이 든다.

유학 초기에 일본인들이 일본어가 서투른 외국인에게는 반말을 사용해 어린아이 취급을 하고 무시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는데 우리 나라에도 요즘은 많이 없어진 양상이 아직도 일본에는 남아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참으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모국어에 서툴다고 대뜸 반말이라니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요즘 한국에서는 연세 많은 노인 분들에게서나 이런 모습이 남아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지금의 자리에 오른 고영란 교수가 참으로 대단하게 여겨지고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 멋지다고 응원하고 싶다. 모든 뉴커머들~~파이팅! 전 세계를 누비며 멋지게 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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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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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오직그녀의것

소설가가 뽑은 올해의 소설 중 하나여서 찾아 읽게 된 책. 출판계 사람들이 특히나 감동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출판사 편집자 홍석주의 일생을 다루고 있어서.

자신의 일에 매진하는 사람의 모습은 늘 아름답다. 그것이 일생에 걸쳐 이루어졌다면 더 말할 것이 없겠지. 그 와중에 책창고가 불타기도 하고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기도 한다. 이 일이 천직이다라는 마음이 아닌 이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일까 하는 의구심으로 시작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모습이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차분하고 덤덤하게 써내려간 출판 편집자의 일생. 드문드문 미래에 대한 복선이 깔린 문장들이 나와 앞으로 펼쳐질 그녀의 삶을 예상해보며 읽는 재미도 있다. 이런 내용을 이런 문체로 책이 나올 수도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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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강양구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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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구 #망가진세계에서우리는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의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부제와 제목이 책 내용의 대단함을 부각시켜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정말 대단한 책. 강양구 기자가 참여하는 팟캐스트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자칭했다고 해서 우스개 소리로 넘기려다가 호기심에 읽어보았더니 과연 그럴 만 했다.

우리의 공상과학소설에 대한 인식은 ‘공상과학‘이라는 명칭에서 보듯이 서구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미국에서는 sci-fi라고 해서 하나의 중요한 갈래로 취급을 하고 마니아도 많고 작가층도 매우 두텁다. 재밌는 미국 사이파이에 대한 소개글이겠지, 재밌는 원서 소개받고 많이많이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나는 싸이파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테드 창, 켄 리우 정도밖에 몰랐고 관심분야도 아니었다.) 손에서 놓기 아쉬웠다. 그렇다고 휘리릭 흥미 위주로 읽을 책도 아니어서 꼽씹으면서 읽고 여기저기 표시도 해가면서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특히나 마지막 레퍼런스가 주옥같다. 문명비판서에 비견할 만하다. 이런 책 더 많이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올해 읽은 가장 재밌고도 알찬 최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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