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ㅣ 웅진 세계그림책 199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김영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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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겨울이라 괜히 찾아본다. 그림책이 대표적이다. 내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 이렇게도 많이 있다니. 빌려 보는 데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읽는 속도보다 작가들이 펴내는 속도가 더 빠른지도. 다행이다.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서 다 빌려 볼 수 있어서.


눈이 내리고 쌓이고 아이들은 눈밭으로 나가서 논다. 어른들은 귀찮다. 나도 생각만으로도 딱 귀찮다. 춥고 불편하고 재미있을 것 같지도 않고. 다람쥐 가족의 아이들은 부지런하게 논다. 해야 할 일이, 하고 싶은 일이 오직 눈썰매를 타는 일밖에 없는 것처럼. 그 순수성을 존중하면서도 나는, 에휴, 귀찮은...


아빠와 엄마를 눈밭으로 불러낸다. 나가기 싫다며 핑계를 대면서 귀찮아 하다가 결국 아이들과 같이 논다. 나중에는 아이들보다 더 즐겁게. 그러할까? 이해가 되는 듯도 하고. 


눈 오는 날을 맞이한 게 꽤 오래되었다. 남쪽 땅으로 이사를 하고 보니 눈을 보는 게 쉽지 않다. 눈이 쌓여서 외출도 하지 못했던 그 아득한 날이 살짝 그리워진다. 추웠으나 창밖 풍경만으로 아늑했던 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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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가의 살인 ㅣ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종인 옮김 / 검은숲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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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가에 살인 사건이 있었다. 아내가 살해되었고 남편이 범인이라고 했다. 남편은 자신이 아내를 죽이지 않았다고 했지만 범인일 수밖에 없는 증거만 나왔고 12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다. 이 사건의 진실을 새로 밝히고자 엘러리 퀸은 라이츠빌 마을로 초대를 받는다. 폭스가의 아들과 며느리로부터. 


12년 동안 억울하게 갇혀 있었을 사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소설이라고 해도.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더 놀랍기는 하지만. 작가는 소설의 소재나 배경을 이런 실제 사건에서 얻는지도 모른다. 도무지 없을 것만 같은데 생기는 일, 억울하기 그지없지만 억울하게 되는 일, 우리나라든 다른 나라든 사람 사는 곳에서는 일어나게 마련인 일들로. 


경찰이나 검사나 의사나 판사나 다 사람이고, 사람이기 때문에 불완전하고, 불완전해서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고, 잘못을 저질렀으나 잘못인 줄 모르고, 그 사이에 어떤 사람은 생을 송두리째 빼앗기기도 하고. 열 명, 백 명의 범인을 잡는 것보다 한 사람의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게 수사관의 사명이라는 말을 듣기는 하지만 이것도 함부로 단언할 수는 없다. 내 일이 되는 경우와 남의 일인 경우, 내 생명인 경우와 남의 생명인 경우가 하늘땅만큼이나 차이가 나는 입장일 테니. 


범인으로 잡혀 복역 중인 사람이 스스로 범인이 아니라고 했으니 결말은 간단히 짐작된다. 혐의가 풀릴 것이다. 그러면 누가 범인인가. 누가 12년을 속이고 희생자의 남편에게 누명을 씌운 것인가. 엘러리 퀸은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결말에 이르면 허탈한 느낌과 이대로 또 다행이라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된다. 어떤 비밀은 정말 비밀이 되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y에서 옮김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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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누나 2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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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5권에서 2권째. 다섯 권을 다 펼쳐 비교해 보면 작가가 의도했을 각기 다른 주제가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럴 생각이 없어 그냥 본다. 그냥 봐도 괜찮다. 더 정확하게 나는 좋다. 이 편하고 부담 없는 시간이.  


남매는 친구보다 친할 수도 있고 멀 수도 있다. 누나와 남동생의 경우와 오빠와 여동생의 경우도 차이가 많이 나고. 만화는 누나와 남동생의 관계를 설정하고, 화자를 남동생으로 삼아 주로 누나 쪽을 관찰하거나 누나의 태도로 여자의 속성을 추측하는 남동생의 입장을 보여 주고 있다. 이게 영 사소한 내용이다 싶어도 흥미롭고 끄덕여진다. 내 생각으로 아닌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 싶으면 수월하게 넘어가는 흐름도 괜찮다. 거스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일도 자주 있는 게 아니므로.  


애인이 있는 누나. 있으면서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는 누나. 멋있게 보이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남동생. 멋있게 보이는 방법을 누나에게 물어 보면 영 신통치 않게 대답하는 것 같은데 그게 또 그럴 듯하게 여겨져 수긍하는 남동생. 이 정도면 친한 남매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어지간히 친하지 않고서는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아니니까. 


세 권 더 남았다. 나의 사소하고 행복한 기대도 이만큼 남아 있다. (y에서 옮김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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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누나 1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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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어른으로서의 현실 남매 에피소드. 먹고 살 걱정은 따로 없이 마음 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생활의 모습들. 남동생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친누나의 행동이나 태도에 대하여. 나는 누나 입장으로, 남동생이라면 나를 이렇게 여길 수도 있겠구나 충분히 공감하면서, 실실 웃으면서 재미있게 보았다. 굳이 물어서 확인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감정이입은 때로 힘들고 때로 흐뭇한 경험이다. 힘들고 고달픈 경우는 피하고 싶고 즐겁고 흐뭇한 사례는 애써 마주하고자 한다. 그래야 나 또한 같은 마음이 될 테니까, 그래서 또 사는 재미가 늘어나 줄 테니까. 크고 화려한 바람 같은 것, 이제는 꿈꾸지도 않고 꿈을 꾼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표지에 나오는 누나의 각오처럼-'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생크림을 먹겠어'-나라면 내일 멸망할 지구를 두고서는 내가 가진 만화책을 보고 있겠다는 각오를 하고 싶을 따름이다. 


늘 그러하듯, 간략한 선과 단순한 색으로 그려 놓은 담백한 그림과 시시콜콜 나누는 가벼운 대화가 읽는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잠깐 어이없다 싶어도 그 또한 내 모습의 한 면이라 자연스럽게 끄덕여지는 만화 속 누나. 이 작가는 아주 사소한 버릇에서도 인간의 보편적인 특징을 붙잡아 낼 줄 아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은 모두 5권이다. 이제 1권을 봤고 남은 네 권도 내용이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짐작한다. 그럼에도 다 읽을 것을 계획한다. 이만큼의 여유, 이만큼의 기대, 이만큼의 사치를 나는 좋아하니까.   (y에서 옮김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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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가 있었다 ㅣ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예진 옮김 / 검은숲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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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을 읽다 보니 마더 구스라는 동요가 종종 소재로 쓰이는 걸 본다. 어린이들이 즐기는 양식의 내용을 범죄추리소설의 소재로 사용하다니, 이것부터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더 무섭거나 끔찍하거나 잔인하다고 느끼기를 기대한다는 뜻일까. 나로서는 마더 구스에 대해 아는 바가 워낙 없으니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읽고는 있지만.


노파라는 인물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한다. 돈이 많고 욕심도 많고 통제성도 강해서 쉽게 반감을 살 수 있는 인물. 범죄가 일어나는 게 자연스럽다고 여길 정도로 나쁘게 묘사되어 있다. 노파라는 말 자체가 기분 나쁘게 들린다.  


이번 소설은 시작부터 상당히 엉망진창이다. 엄청나게 부유한 노파가 등장하고 이 노파에게는 남편이 둘 있고 각각의 남편에게서 자녀가 셋씩 있고. 노파의 첫 남편은 노파를 부유하게 해 주었으나 세 자녀가 비정상이다. 그런데 바로 이 모자람 때문에  노파의 사랑을 받는다. 두 번째 남편의 자녀 셋은 멀쩡하며 능력도 가졌는데 그 때문에 도리어 노파로부터 미움을 받는다. 이런 설정, 납득이 안 된다. 그럼에도 소설은 재미있었다.


첫 남편의 자녀와 두 번째 남편의 자녀 사이의 갈등이라니. 그것도 서로 간의 목숨을 빼앗을 정도의 증오심을 이용하는 배경이라니. 노파는 있고 심장병을 앓고 있고 자녀는 차례로 목숨을 잃는다. 누가 죽인 것인가. 엘러리는 아버지와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바삐 뛰는데 끝난 듯 끝나지 않는다. 덕분에 내 소설 읽기도 끝이 나지 않게 되고. 


엘러리처럼 용의자나 범인을 바로 붙잡지는 못하지만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해도 남아 있는 책의 쪽수를 보면 반전이 있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희생자를 제외하고 용의자를 좁혀 보는데 범죄의 동기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겠다. 그럴 힘도 없고. 그냥 작가가 말해 주는 대로 넙죽 받아 읽는 게 좋다. 머리를 쓰지 않는 추리소설 읽기라니. 그저 게으른 탓이다.  


사건이 모두 해결된 후에 등장하는 니키 포터. 이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 보게 되는 것인지. 아니, 이미 본 적이 있었던가. 모르겠다.(ㅎㅎ) (y에서 옮김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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