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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 / 뿔(웅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냥,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니, 한 권 정도는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어떤 작품이 노벨상을 받나 다시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작가가 할머니라는 점도 아주 좋게 나를 끌었다.(박완서를 떠올렸던 것 같기도 하고, 이 나이가 될 때까지 글을 써 온 분이라면 자신의 글에 책임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좋아하는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이다. 희한한 인연이나 우연 없고, 배신과 복수와 증오와 음모 따위는 보이지 않고, 비비 꼬아서 누가 누구의 누구이고 또 누가 누구와 어떤 관계인데 그 누가 누구와 뭔 짓을 한다는 등의 참으로 현실스럽지 않은 사건(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나와 거리가 너무 머니까) 없고, 마침내 죽이고 죽여서 그 죽음 자체를 끈질기게 파내는 그런 전개 없는 글. 마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이집 저집에서 날마다, 혹은 작년이나 내년에도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 꼭 캐나다가 아니어도 그만그만한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 아주 오래전 읽은 임철우의 '그 섬에 가고 싶다'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 소설 속 이야기들이 그렇게 아슬아슬하고 소설스럽기만 하다면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한갓져서 움츠릴 수도 있겠다. 개개인에게는 다른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더할 나위 없이 대단한 삶이니 이 소설 속 인물들처럼 내면에 충실한 삶도 서로서로 인정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편소설을 쓰지 않았다고 하는데, 독자로서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단편소설만으로도 충분하다. 실력만 있다면 영어로 읽고 싶건만. (y에서 옮김201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