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로로 이 작가의 이름을 얻었는지 전혀 모르겠다. 이 책 이전에 읽었던 작품이 있기는 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는데. 이 책,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제야 펼쳐 읽게 된 게 섭섭할 정도로. 가끔 이렇게 뒤늦게 만나는 글이 내 마음에 들 때면, 내 게으름을 탓할 수밖에 없다. 그때는 뭐하고 있었나 싶어서.2011년에 발간된 책이고 실린 작품들은 2007년부터 2011년에 발표되었다. 10년 전이다. 그때 나는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었던가. 근무했던 곳을 떠올리면 대략 내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2007년부터 2011년의 10대 뉴스도 찾아보았다. 그런 시절에 쓰였던 소설이구나, 10년이나 지났음에도 답답한 마음이 인다. 세상의 어떤 부분은 참 느리게도 흐르는구나 싶다.잘 읽히는 소설들이다. 그런데 전혀 가볍지 않다. 주제는 무거운데 표현은 경쾌하고 발랄하다. 그 탓에 자칫 마음을 놓을 뻔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글들이어서 계속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읽는 마음은 뿌듯했고 소설 속 상황에는 흔들렸으며 작고 큰 미움과 분노와 원망과 한탄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때 그 힘들었던 젊은이들은 지금 또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보다 한 세대 앞선 나로서는 딱히 할 말이 없고 자꾸 숨고 싶어진다. 이래서야 원. 한 편 한 편 다 재미있고 따끔거린다. 배경이 되는 몇몇 곳은 앞으로도 이 작가의 소설을 떠올리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 같다. 서울 프라자 호텔이나, 도시의 공원이나, 중국어 학원 같은 곳들. 무심하고 게으른 내 정서의 한 쪽을 건드리면서 내가 깨어 있도록 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고마운 소설집이다. (y에서 옮김2019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