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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집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3년 8월
평점 :
그냥 읽는다. 박완서의 글이니까. 그리고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작가의 목소리를 듣는다. 살아서 고마움을 느끼게 해 준 작가는 돌아가신 뒤에도 여전히 은혜를 베푸시는구나, 이후로 다시 이분의 글을 읽어도 이 마음은 여전하겠구나, 그러면서 읽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분별력과 비판력을 잃지 않으려면, 젊었을 때부터 얼마나 단단한 끈기로 생을 이어가야 할까. 잔소리쟁이 아니고, 주책없는 늙은이 말고, 실없이 간섭하지 않고, 냉정하게 굴지 않는 노인이 되고 싶다고. 작가의 글을 읽는 내내 이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솔직한 글이다. 가끔은 이렇게 자신에게 세상에 솔직할 수 있는 작가의 용기에 놀라곤 한다. 제 속의 어떤 면은 모자라거나 유치하거나 비겁해서 숨기고 싶게 마련인데, 작가는 그럴수록 더 노골적으로 밝혀 놓는다. 그리곤 반성하고 스스로를 나무라고 격려한다. 그러면 안 된다고, 혹은 그래야 한다고. 그 모든 일을 혼자서, 남모르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글로 나타내고 세상 사람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자신을 담금질하는 것 같다. 그렇게 나이들어오신 것만 같다.
사소한 이야기들이다. 짧은 소설도 있고 산문도 있다. 살아 계시는 내내 글을 붙잡고 계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또한 나이와 관계 없는 자기 단련이었을 것이다. 이쯤에서 세속적인 일은 그만두고 세상을 내려다보면서 잘난 척하는 게 아닌, 삶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을 가족과 이웃과 자연과 세상과 소통하신 작가. 반가웠다. (y에서 옮김2013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