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아름다움 - 스물아홉 번의 탱고로 쓴 허구의 에세이
앤 카슨 지음, 민승남 옮김 / 한겨레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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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잘 안 읽히는데도 꾸역꾸역 읽고 있다 보면 묘한 재미가 생긴다. 쉽게 잡히지 않는 의미 사이로 문득문득 와 닿는 문장도 만나고, 어떤 생각으로 글을 쓰면 이렇게 긴 사념에 빠져 있을 수 있는 건지 작가에 대한 존경심도 생기고, 이걸 또 뿌리치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내가 신기하기도 하다는 등의 그렇고그런...... 리뷰를 쓰지 않으려고 했다. 쓸 만큼 얻은 게 없었다. 그런데 이 기분을 글로 남겨 놓지 않는다면 나는 이 작가의 책을 또 잡게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막막하나마 풀어 보고 있는 중이다.  

 

책은 얇은 편이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일단 존 키츠라는 시인의 시로 시작하는 머리글이 생뚱맞기만 했다. 이어질 본문과 어떻게 이어질지 도무지 예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존 키츠의 시를 읽고 그 시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가진 상태에서 이 책을 읽으면 글에 대한 인상이 좀 달라질까? 글쎄, 그렇게 되도록 존 키츠의 시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으니 머리글에서부터 막히고 만 셈이다. 게다가 산문의 형태가 아니라 시의 형태인(탱고라고 하는데) 것이 글을 더 어렵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전통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대단한 역량을 가진 것이 틀림없다. 남들이 아직 하지 못한 일을 먼저 시도한다는 설렘도 클 것이고. 물론 그 때문에 채 이해를 받지 못한다는 섭섭함도 따를 수 있겠지만. 다른 건 모르겠고 남편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이어 주제로까지 나타낸 것만큼은 내게 커다란 놀라움이었다. 작가라면 모름지기 이만큼의 세계를 품고 있어야 하느니라 할 정도여서.

 

참 이상했던 건, 붙잡히지 않는 심상을 떠도는 중에 시를 써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다. 무엇이었을까? 그 의욕의 실체는? (y에서 옮김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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