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김재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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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조금씩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게 자연스러운 일일 테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고통의 연속이기도 할 것이다. 가난이라든가 폭력이라든가 차별이라든가 이 모든 것을 다 합해 놓은 처절한 상황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 반갑지 않다. 그럼에도 알아야 한다는 게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라는 게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읽으면서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을 떠올렸다. 책을 떠올린 건지, 그 책을 읽을 때의 나를 떠올린 건지는 분명하지 않다. 겹쳤다. 한때, 아주 젊었을 때(어렸을 때가 아니다), 이런 주제를 담고 있는 글을 제법 읽었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읽는 내가 마음에 들었고, 읽으면서 분노하고 다짐하던 내가 다행스러운 시절이었다  그 이후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내놓고 말못하겠지만 적어도 알게 된 나는 좀 덜 비겁해졌으리라 생각한다. 무섭고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어도 아예 고개돌리지는 않을 정도로.


이 책, 오래된 책이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의 <더읽기> 자료에서 소개받았다. 단원 주제가 '공동체와 문학'이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구한 책인데 이제야 읽게 된다. 더불어 살아가는 일, 우리나라의 형편에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듯 싶다. 단일민족이라면서 보이는 배타적 태도가, 그것도 우리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나라의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상당히 심각한 문제들을 낳고 있으니까. 이를 해결해 나가기에는 짐작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수월하게 읽히지 않는다. 하나하나 무겁고 가슴맺히는 응어리를 남긴다. 나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문제인가 싶어도 곧 연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사는 외국노동자, 그들의 가족, 아픈 현실. 개인의 이기적인 욕심이라는 차원을 넘어선 공동체의 의식 수준. 인간 관계의 기본적인 갈등 관계. 나는 잘 살고 싶고, 나보다 못한 너를 짓밟고 싶고, 남의 고통은 모른 척 하고 싶고, 내게만 좋은 일이 있으면 만족하고,...... 우리는, 나는, 앞으로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집이다.  


작가는 글을 쓰면서 이토록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 승화시켜 내는 것일까. 정말 이것이 작가에게는 벌이고 또 상인 걸까. 이런 생각도 잠깐 해 본다. (y에서 옮김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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