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맥도날드
한은형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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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방법 하나. 세상에 이로운 존재인가 해로운 존재인가 평가해 보는 일. 어떤 식으로든 이로운 방향으로 살자는 것이 내 생의 목표이자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한데.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또한 내가 살아서는 검증 받을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고. 


소설은 무척 재미있었다. 읽는 내내 호기심을 가졌고 불편했고 부담스러웠는데 다 읽고 나니 안도감이 들었다. 어쩌면, 세상은, 세상 사람들은,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살 만하고 좋은 사람 즉 이로운 사람도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소설이 나를 이렇게 생각하도록 했다. 고마울 따름이다.


소설을 다 읽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 실존 인물에서 주인공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늦게 알았다. 2010년대에 맥도날드 할머니로 알려진 권하자. 2013년 사망. 소설은 2016년을 배경으로 삼았고 주인공 이름은 김윤자, 책은 2022년에 나왔다. 시간이 스르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사람 하나가 이렇게 세상에서 사라져 갔구나. 하나의 존재가 떠난 뒤에 누군가 글로 남기는 이 작업은 세상에 이로울까 어쩔까. 자신이 자신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생을 일부는 사실로 일부는 허구로 만들어 남기는 일. 살아 남아서 글을 읽는 우리는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어떤 가치로? 누구를 위하여?


왜 사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날이 잦다. 그냥 산다고, 그냥 사는 것이라고 답을 하면서도 시원하지가 않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서, 다른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아서, 다른 이유를 만들어내어야 할 것 같아서. 권하자 혹은 김윤자는 생을 무엇으로 받아들인 것이었을까. 알 것도 같은데 모르겠다. 작가는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하였을까. 세상에는 똑같은 인간이 없듯이 똑같은 삶도 없다는 것을 안다. 나와 같지 않다고 해서 남의 삶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노릇이기는 한데. 이롭거나 혹은 해로운 영향은 어떻게 구별하지? 존재만으로 갖는 생명의 가치는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행복했던 소설 읽기가 엄청 무거워졌다. 


산문에 먼저 끌려 소설을 읽게 된 작가의 작품이다. 앞으로 더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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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0 17: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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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1 16: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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