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394
박형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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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어서 그런가, 눈물이 그리운 이유는. 하긴 이 시집을 몇 차례 보았으니 꼭 가을 탓도 아니고. 그저 시를 통해 찔끔거렸으면 싶은, 애절한 맛을 보았으면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시인의 마음을 붙잡지 못하고 말았다.


작가와 나 사이의 거리감, 작가와 나눈 것이 그다지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사건이든 경험이든 감정이든 비슷하거나 공감하거나 동경하는 부분이 좀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들에 머물지 못하였으니 내게는 빈 언어일 수밖에. 아쉬운 노릇이다. 시집을 이런 마음으로 덮고 나면 다른 책보다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데. 시간이 좀 더 흘러 다시 보게 되었을 때를 기대하는 마음 살풋 남겨 둔다.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그래도 한번 더 생각해 보려고 한다. 시를 통해 구현하는 가족의 이미지, 그리움. 아버지. 나는 내 가족에게 좀 무심한 쪽인가. 더듬어 보아도 애절한 무엇은 떠오르지 않는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 그저 좋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래, 결핍을 느껴보지 못한 때문인가 싶다. 억울할 것도 없고, 속상할 것도 없으니 애타는 그리움이라는 게 생길 여지가 없었다. 바꿔 말하면 가족은 내게 이미 충분한 의미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고마운 일이다.


결핍은 많은 상처를 주지만 어느 한 면에서는 성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말, 불편한 채로 인정해 보려 한다.  (y에서 옮김20131031)

나는 어스름한 빛에 얼룩진 짧은 저녁을 좋아하고
책 모서리에 닿는 작은 바스락거림을 사랑하지요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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