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토리노를 달리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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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 보고 싶어하는 것, 보기 위해 다른 뭔가를 시도하는 것, 끝내 보고 마는 것까지. 이것도, 이것도 우리가 가진 본능 중 하나일까? 그럴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오랜 기간, 누구나 할 것 없이 구경을 하러 떠돌아다닌 것을 설명할 길이 없다. 쉽게 말해 제 눈으로 봐야 위험한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고, 위험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이후에는 또 얼마나 나를 안심시켜 주고 만족시켜 주는가에 따라 더 오래 구경하고 싶었을 테니.  

 

썩 유쾌한 말은 아니지만 구경 중에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만 미치지 않는다면 물 구경, 불 구경, 싸움 구경이 최고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영화가 그래서 흥행하는 것일 테다. 내 것이 아닌 재난, 내 것이 아닌 싸움이니까. 갈등도 그런 것일까. 나만 싸우지 않는다면, 남들 싸움은 재미를 줄 수밖에 없는 것일까. 소설도 드라마도 스포츠도 전쟁까지도 한 겹 유리벽만 놓인다면, 내놓고 즐기고 숨긴 채 즐기고 그렇게 된 걸까, 우리 인간이라는 종들은.

 

올림픽 경기를 구경하겠다고 올림픽이 열리는 나라까지 제 땅으로부터 지구 반 바퀴 돌아가는 사람이 있다. 예상 외로 많을 것이다. 직접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구경만 하는 것 뿐일 텐데, 그 구경을 위해 돈도 시간도 체력도 들이는 구경꾼들. 나처럼 못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단하다 싶을 것인데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또 거기에 그만한 명목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취미든 꿈이든 욕망이든.   

 

이 작가의 에세이는 처음 읽은 셈이다. 에세이의 일반적인 형식이 아니라서 절반은 소설로 읽힌다. 고양이가 말을 하고 사람처럼 구니까. 흠, 이런 형식으로 독백체를 확장하면 재미있는 글쓰기가 될 듯도 하다.(학생들에게 글쓰기를 하라고 할 때 시도해 볼 만한 형식이다, 좋아하는 사물을 의인화하여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글을 써 보라고.)

 

동계 올림픽은 하계 올림픽보다 대중적이지 않은 것도 맞다. 책을 읽으면서 동계 스포츠와 관련된 많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작가가 하려고 하는 말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 것은 없었지만. 어떤 대상에 대한 작가의 애정, 그게 사물이든 사람이든 동계 스포츠든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을 대상이 있다는 것은 없는 것보다 분명히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는 게 그만큼 풍요로워지니까.    

 

앞으로 이 작가가 동계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작품을 써 낸다면 훨씬 친숙해지겠구나 싶다. 그러면 된 게 아니겠는가. (y에서 옮김201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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