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을 읽고 흥미나 집중 외에 교훈을 얻는다고 하면, 살짝 웃어주는 사람도 있을 듯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교훈을 얻는다. 사람살이라는 게 어떤 상황에서나 누구에게서나 배울 게 있기 마련이니까.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글에서 이런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도 없고.
이 작가의 작품 중에 내 취향에 드는 쪽이다. 앞서 읽은 '방황하는 칼날'은 영 아니어서, '백야행'만큼이나 아니어서 리뷰 쓰기를 접었고, 유가와 교수가 등장하는 이쪽 방면의 글로 골라 읽어야 할 듯하다. 한 사람의 작품인데, 이제까지 나는 한번 매혹되면 모든 것에 빠져들 만큼 적극 수용했는데, 이 작가는 그게 안 된다. 구별이 된다. 이제는 모두를 읽어야 할 게 아니라 골라서 읽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일까. 이 점이 좀 섭섭하기는 하지만.
소설로 돌아와서, 유가와 교수가 마지막에 교헤이에게 한 말,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 어쩐지 나는 이 말에서 일본인의 마음을 읽는다. 일본인 작가가 일본인 독자들에게 해 주는 말, 경고로든 교훈으로든 격려로든, 좀 멀리 나아가는 듯이 보이는 미래 지향적인 충고. 우리는 각자가 혼자가 아니므로, 누군가 곁에 있을 것이므로, 그가 내 삶에 분명히 도움이 되어 줄 것이므로, 너 또한 다른 사람에게 그러하게 될 것이므로, 그러니 열심히 공부하고 살아가야 한다고. 내가 받은 교훈이었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 주고 싶은 교훈이기도 한 것.
살면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일에 휘말릴 때가 있다. 그 일로 인생 전체에 영향을 받을 때가 있는데, 좋은 경우는 좋으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자칫 불행하고 억울해지는 수도 있다. 누구를 탓하랴 하면서 자포자기하게 된다면 그 또한 더욱 불행한 일이고, 한순간의 잘못으로 범죄를 저지르기라도 한다면 그 영향은 어떻게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게 될 테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이 작가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디테일이다. 내가 디테일에 이렇게 빠지는 사람인지 몰랐다. 아마도 내게 부족한 면이기에 더욱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추리소설의 본류인 사건의 흐름과는 관련 없어 보이는 일상적인 부분까지도 세심하고 정성들여 묘사해 주는 작가의 친절함이 나는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뭘 먹고 어디를 다니고 뭘 보는가, 그런 데에서 재미를 많이 느끼는 나니까. 당분간 이 작가의 글을 읽는 게 계속될 듯하다. (y에서 옮김2014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