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536
김민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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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다. 첫마디가 이 말이라 내가 더 섭섭하다. 좋았다고, 마음에 들었다고, 마음을 붙잡는 글귀와 표현이 많았다고 쓸 수 있다면 내가 더 좋으련만. 세상의 모든 글을, 세상의 모든 시를, 내가 다 좋아할 수는 없는 거다, 그런 것이다, 라고 쓰고 나니 섭섭한 마음이 줄어드는 것도 같다.

 

이만큼 섭섭했으면 리뷰를 안 쓰는 것이 도리일 수도 있겠는데, 그건 또 아니다. 뭐라고 적어 놓아야겠다는 생각은 있다. 어쩌면 이 다음에 내 정서가 더 넓어져 지금 받아들이지 못한 것을 그때는 너그럽게 받아안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아예 저버리고 싶지는 않은 시집, 아예 모른 채 밀치고 싶지는 않은 시인. 그래서 내게 지금 아니라고 여기는 이유 몇 가지는 남겨 두기로 한다.

 

먼저, 긴 호흡. 이걸 읽어내는 게 어렵고 좀 귀찮다. 내 호흡의 길이가 짧은 탓이 주된 이유이겠지만 참고 들여다보게 되지 않는다. 다음은, 다소 거칠게 다룬 시어 몇몇. 나는 아무래도 곱고 아름다운 시어에 자주 반하게 된다. 시든 소설이든, 꼭 그 맥락에서 그 말이 쓰여야 한다고 해도, 굳이 그러해야 한다면 내 쪽에서 안 읽고 안 보는 것으로. 

 

그래도 좋은 건 시인이 이 시집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뿍 담아 놓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을 한 것이라 내가 다 못 느끼는 것일 뿐, 사람에 대한, 사람을 향한 마음만큼은 알아보겠다. 그래서 내가 기대를 놓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고. 내 읽기의 폭이 더 넓어지기를 기다리며. (y에서 옮김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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