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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2026 33호 - Vol 33 : 감정은 ‘감정적’인 것이 아니다 ㅣ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33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6년 1월
평점 :
어쩌다가 언제부터 나는 감정이 이성보다 수준이 낮다고 여기게 되었을까? 감정적이 되면 손해를 본다고, 감정을 앞세우면 못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어떤 경우에도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이성만이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라고, 나는 내 생의 어느 시기에 이런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게 되었던 것일까?
이제 와서 이것을 꼭 알고 싶은 것은 아니다. 지금은 그저 내 감정이 소중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는 중이니까. 심지어 이성보다 더 챙겨야 할 것이 내 감정이라는 것까지. 나이가 들어서 막연하게 이성보다 감정 편이 되었던 것인가 싶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격려와 지지를 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생각 잘 하고 있다고 잘못된 길로 가는 게 아니라고, 이참에 이 책을 참 잘 읽은 것이라고.
내 감정, 소중하다. 인간이 느끼는 기본 감정을 심리학자들은 6개에서 8개 정도로 본다는데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혐오, 놀라움이 6개로, 신뢰와 기대를 보태면 8개로. 이들은 하나씩 작용할 때도 있고 둘 이상이 섞이면서 생겨날 때도 있단다. 이론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 나는 이 정보를 만나서 느끼는 감정에만 충실하겠다. 앞으로 점점 더 내 감정을 헤아리고 매만지는 생활로 가기 위하여.
이 잡지를 읽다 보면 사진이나 그림이 내게 인상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이 만남도 즐겁다. 이번 호에서 내가 고른 그림은 박이소의 <팔방미인>.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다고 한다.

나는 나에게 이 잡지를 계속 구해 볼 의지와 흥미가 사라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죽기 전까지 살아있다. 그런 의미에서 매 순간의 경험이 곧 우리의 삶이고, 우리가 해석하는 대로 의미가 부여되는 인생이다. - P22
기분이 좋을 때는 세상이 기회로 가득해 보인다. 기분이 나쁠 때는 똑같은 현실이 대처하기 힘들 만큼 벅차게, 심지어는 해롭게 느껴진다. - P35
청소하고 요리하고 가족을 돌볼 때, 내 삶의 근본적인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끼며 실존적 자아를 되찾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무리 가사 노동의 쳇바퀴를 벗어나고 싶어도, 사랑하는 가족과 본질적인 관계로 얽힌 일상, 내가 준 사랑만큼 아니 그 이상을 되돌려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은 살아볼 만하다. - P56
<대화록>에서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을 괴롭히는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다. 우리가 좌절하고 분노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이 진실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당신을 헐뜯을 때 당신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그가 하는 말이 아니라 그 말이 나쁘다는 당신의 생각이다. 우리의 감정은 외부의 사건이 아니라 그에 대한 우리 내면의 해석으로 형성된다. - P80
조건만 적절하게 주어진다면 그 순간 이야기하는 사람은 자신이 직접 살아내고 느끼고 상상한 경험을 자기 앞의 경청자는 물론 역사 자체와 연결 짓게 된다. - P88
무언가를 표현하는 사람은 그 행위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자각하게 되며,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자신 안에서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 P95
우리가 진짜 예술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그것이 감정의 폭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 P96
삶의 모든 순간, 우리는 의미를 만든다. - P112
권리를 빼앗길까 봐 두려운 사람은 민주적 재화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죽거나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사람은 이웃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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