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마녀 ㅣ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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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관점에서 개체는 절대적으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일까 아니면 의미 없는 한 점일까. 컵에 물이 반 든 것을 보고 어떻게 바라보는가와 비슷한 '기준 관점' 찾기가 아닐지. 나는 굳이 한쪽을 고르라면 51% 의미 없는 한 점 쪽이다. 비관적이라는 태도보다는 궁극의 질서에 비해 개체의 의미가 뒤떨어진다고 보는 쪽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니 너무 아등바등 살 생각은 없기도 하고.


작가는 라플라스라는 과학자의 이론을 들며 모든 개체의 중요성에 대해 소설적 구상을 해 보인다. 재미있다. 이 작가를 향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제까지 읽은 그의 작품들에서 본 낯익은 인상을 되짚어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과학적 근거에 충실하게 전개하는 배경들(실제로 과학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인지 아닌지는 내 수준에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고 소설로서는 충분한 역할을 했다.), 인간의 본성에 있을 수 있는 악의 요소, 인물의 창조, 범죄의 현장 등 흥미진진한 독서에 흠이 될 것은 보이지 않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거꾸로 작업을 일부 해 보았다. 결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전제해 놓고, (이런 소설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인물들을 구조도처럼 펼쳐 전개해 나갈 상상력을 도입해 보는 일. 시나리오 작가들이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해 나간다고 듣기도 했지만. 사람을 나열해 놓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맺어 나가는 거대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작가 구성력을 갖춘 사람이겠지.(우리의 막장 드라마와 비교해 보아도 순서는 거의 같을 것이고.)


우주에서의 원자 하나, 혹은 우리네 인간 한 명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겪는 과정들은 어떤 식으로는 그의 생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개인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을 것 같은 유전자조차 근원을 살펴보면 개인의 의지에 따른 행동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되는데. 좋은 사람이 될 것인가, 나쁜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개인에게 주어지는 순간의 모든 것에서 선택하게 되는 그 결과로 이루어질 일이지 싶다. 남 탓할 게 없다는 뜻이리라.


단 2초 후의 미래라도, 그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 따위, 나는 부럽지 않구나. (y에서 옮김201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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