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하는 풍경
손홍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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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어린 시절, 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풍경을 떠올릴까 생각하게 된다. 내게는 분명히 있다. 이 말을 할 수 있는 시절도 이 말에 어울리는 풍경도. 그런데 마음이 막 아프지는 않다. 아마도 지금 살고 있는 내 모습에 만족하는 마음이 크고 그 시절이 그리운 풍경의 하나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모두 5편. 인물끼리 서로 연결이 되는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긴밀한 것은 아니다. 같은 마을에서 같은 시절에 자란 사람들의 개별적 이야기. 서로가 서로의 삶을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렇게 시공을 나눈 이들의 내력. 슬픔인지도 상실인지도 모른 채 흘려 보낸 세월, 남은 기억들과 남은 이야기들. 비슷한 형식을 갖고 있던 소설집(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이나 임철우의 그 섬에 가고 싶다 등)이 몇 권 떠올랐고 살았던 곳이 비슷하지 않았어도 이런 회고담 같은 소설에서는 마음이 절로 풀려 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크기는 작은 편이고 두께도 만만해서 읽는 데에 부담이 없다. 어린 시절을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보내지 않은 세대의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좀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초등학교나 중학교는 다소 멀어도 걸어서 등하교를 해야 했던 사람들, 집 안팎에서 개나 소나 닭과 같은 동물과 같이 지냈던 사람들, 전화가 드물어서 우표를 붙인 엽서나 편지로 소식을 주고 받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지난 날의 기억 속 풍경의 한 귀퉁이 흔적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지금의 내 속된 모습을 돌아보고 싶다면, 그래서 조금 순화되고 싶다면, 그래서 조금 더 맑은 영혼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소설 속 인물들의 손을 잡아 주어도 좋으리라. 어린 날의 내 손을 잡을 수도 있을 테니. (y에서 옮김20241123) 

 'Y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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