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빛
장자크 상페 지음, 양영란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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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을 보내는 나만의 방법, 여름이라는 낱말이 제목으로 쓰인 그림책 찾아 읽기. 글을 읽기에는 더위가 귀찮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설렁설렁 그림만으로 긴 날을 달래 본다. 눈을 뜨고 뭔가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대견해질 정도다. 이래서야 앞으로 맞이할 여름마다 나는 어떤 시도를 해야 할까. 미래가 아득해지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 한 권 안에 듬뿍 담겨 있다. 편집의 취지에 따라 왼쪽 페이지가 빈 공간으로 많이 남아 있는데 섭섭하지 않고 시원해서 더 좋다. 여름에는 무엇인가 가득차 있는 것을 보는 일도 힘겨울 정도다. 심지어 얼음조차. 

글은 보이지 않는다. 여름의 장면만 계속 나온다. 모든 장면이 나를 끌어들인다. 여름 바닷가에 가지 않는 나이지만, 그림 속으로는 기꺼이 들어간다. 벌레가 싫어서 아무리 시원하다고 해도 나무 그늘 아래 풀밭에는 앉아 있지도 않는 나이지만, 이 책 그림 속으로는 또 들어간다. 그림 속 인물 옆에 같이 엎드려 볼 수도 있겠다. 상상이지만 흐뭇하다. 나도 이런 장면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구나. 

책 속에서 가장 따라해 보고 싶은 사람의 모습을 찾았다. 바닷가 나무 그늘 아래 탁자와 의자를 두고 예쁜 찻잔에 차를 기울여 마시면서 홀로 카드 게임을 하고 노는 것. 담배는 사양하지. 대신 음악이 낮게 흐르고 있어도 좋겠다. Jean Philippe Audin의 첼로곡이라면 더 바랄 게 없을 시간과 공간. 강아지가 있어도 고양이가 있어도 괜찮은.
 

가을이 올 때까지는 계속 들추고 들추어 볼 일이다. (y에서 옮김202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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