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사랑한 여행
한은형 외 10인 지음 / 열림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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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기 싫은데, 귀찮은데, 그런데 여행을 가고 싶다. 이 무슨 앞뒤 말도 안 되는 말인지. 안다, 그럼에도 이러하다, 가기 싫은데 가고 싶은 마음, 하기 싫은데 하고 싶은 마음, 그것도 간절하게. 여행의 안 좋은 점과 좋은 점이 한꺼번에 나를 사로잡아서 이런 듯하다. 나는 곧 여행을 떠나게 될까, 어쩔까?


시인과 소설가들이 쓴 여행집이다. 10년도 지났구나, 코로나 19 상황 이전의 여행 이야기이니 이것도 읽으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었다. 이제는 그때와 도무지 같을 수 없을 것이니, 아무리 잘 준비해서 떠난다고 해도. 


작가 10명. 이름을 알고 있었던 작가와 몰랐던 작가가 반반이다. 이들이 간 곳 중 내가 실제로 가 본 곳은 세 곳. 기억도 나지 않지만 비슷하게 젖어들어 보았다. 나도 그러하였겠지. 안 가 본 곳들 중에는 김경주 작가가 여행한 리투아니아 빌뉴스가 가장 이끌렸다. 예전 같았으면 직접 가 볼 궁리라도 해 볼 텐데, 지금은 그런 마음의 움직임만 짚고 끝낸다. 무엇보다 이제는 비행기를 타기 싫다고, 공항 들어가고 나오는 게 딱 싫다고.


시인의 여행기와 소설가의 여행기와 여행작가의 여행기가 다르게 읽힌다. 당연한 현상이다. 직업에 따라 다르게 볼 테니까. 나 또한 다른 기분으로 읽는 재미가 좋아서 적절하게 골라 읽는다.  소설가는 여행지에서도 이야기를 꾸미고 시인은 여행지에서 시적 분위기를 생성하고 여행작가는 여행지를 샅샅이 훑는다. 같은 곳을 여행한 세 작가의 글을 한번에 읽는 것도 퍽 흥미로울 것 같다. 이런 궁리는 바로 해 봐야지.


여행지 사진은 작가의 글별로 흑백 한 장씩만 보이고 그것도 뚜렷하지 않다. 오래된 듯 시간의 흐름이 확연하게 보이는 책이다. 여행기도 시류를 타겠지? 아무렴, 세상은 시시때때로 변하고 있으니까 여행지도 달라지고 있겠지. 이 책의 효용이 날로 떨어질 것만 같은데. 


편집 의도가 괜찮아 보이니 이런 여행기는 계속 이어져 나오기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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