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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가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평점 :
소설의 큰 줄거리는 살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그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활약담인데, 나로서는 그것보다 인물들의 사소한 삶에 더 흥미를 느끼면서 읽었다. 산다는 게 별 것 없는 일일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또 그만큼이나 개인에게는 두 번 이상 되풀이되지 않는 소중한 삶이 된다. 그것, 소중한 삶, 한번밖에 겪을 수 없는 삶, 잘하든 못하든 선택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삶, 우리는 모두 가여우면서도 가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참 비슷해서 신기하고 좋게 여겨진다. 비슷한 고민이 반갑고 비슷한 방황에 위로도 받는다. 내 삶이든 내 자녀의 삶이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삶의 한 방향이고 유형일 텐데 크게 잘나지 않는 한 비슷비슷한 일상에 묻혔다가 시달렸다가 반짝 빛났다가 그렇게들 살아가는 것일 테다. 그런 세세하고 사소한 아픔이나 고민들이 잡히면서 소설 속 상황에 쉽게 공감했던 것 같다. 그러니 나는 이 소설을 추리소설로보다는 일상으로 읽은 셈이다.
죄를 지으면, 살기가 얼마나 힘들까. 죄를 짓지 않고 살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둘러보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려 죄를 짓기도 하는 것 같던데. 아니, 그것조차 근원적으로는 본인의 잘못된 선택에서 비롯된 것일까? 무지해서든 미숙해서든 그릇된 판단으로 인한 시행착오. 한번 잘못된 결정은 그 결정을 숨기기 위해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하고 그러다가 결국은 파멸로 이르고 마는 인간으로서의 한계.
그래서 재미만큼 씁쓸함도 느끼게 된다. 조심하면서 살아야겠다는 각오만으로는 부족한 것일까? (y에서 옮김2014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