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자서전 -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 틂 창작문고 1
김혜순 지음 / 문학실험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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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왜 늘 아픈가.(86)' 이 책에서 얻은 한 줄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해야 할지, 이것만 얻어서 섭섭하다고 해야 할지 글을 쓰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쉽게 와 닿지 않았다. 마치 죽음처럼. 내게는 여전히 먼 내 죽음처럼. 딱 남들이 겪는 죽음처럼만 읽혔다. 그만큼의 거리와 그만큼의 상실과 그만큼의 안타까움과 그만큼의 절망으로. 이래서야 공감도 연대도 없는 셈인데, 글자로만 읽히는 죽음의 낱낱과 이미지는 또다른 삶만큼이나 어려운 과제를 던지는 듯했다.

 

죽는다. 죽을 것이다. 죽기 전까지는 모른다. 그걸 알아차렸다고 말하는 시인. 살았는데도 죽었다고 말하는 시인. 산 사람의 입으로 전해 받는 죽음. 모를 일이다. 정녕 죽어도 모를 일이다. 내가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무리 많은 죽음을 보아도 아무리 지독한 죽음을 보아도, 나는 살아 있고, 나의 살아 있음에 다행이라고 느낄 것이고,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만다. 

 

적어도 모른 척 하고 살아서는 안 된다는, 양심의 가책을 받을 일이 두려워 이 시집을 읽었다.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자연스러운 죽음만이 축복인 세상이다. (y에서 옮김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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