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결말의 내용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면서도 그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마디마다 확인해 나가는 재미. 범인을 잡는 것보다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한 주인공과 친구의 고군분투가 아슬아슬하면서도 조마조마했다. 살면서 이런 위험에 처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말이다.
배경은 스키장. 스키보드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으니 이야기도 스키보드를 따라 이어진다. 마치 드론을 타고 하얀 스키장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기분으로 글을 읽었다. 스키는 탈 줄도 모르면서 스키장에 막 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고. 그것도 일본의 스키장까지. 이러다가 스키 신발까지 신어 보게 되는 건 아닌지 몰라.
작가의 이야기 전개 솜씨는 여전하다. 쉽고 편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그 안에 현재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도 구석구석 담아 둔다. 이 소설에서는 스키장 혹은 온천 지구의 운영 문제나 젊은이들의 취업, 결혼 문제까지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참, 형사라는 직업이 갖는 어려운 점도 있었다. 형사들끼리, 특히 본청과 지역 경찰청 사이의 알력이라고나 할까, 경쟁심리라고나 할까, 세상의 직업 어디에나 있는 갈등 요소들을 미묘하게 배치하여 제시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 가장 애정을 쏟는 인물이 자부심이나 사명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결과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해피 앤딩인 거지.
그래서 이 작가의 소설을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벌 받을 사람은 벌 받고, 상 받을 사람은 상 받고, 지금 꼬인 문제가 있다면 언젠가는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려 주고. 그게 현실에서가 아니라 소설 속에서 가능한 상태라서 아직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소설에서라도 이렇게 위로를 받고 희망을 꿈꿀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고.
기분 전환을 위한 소설로는 더 바랄 바가 없다. (y에서 옮김2018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