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만개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초엽 지음, 박지숙 그림 / 마음산책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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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가게 된 수족관에서 흥미롭게 보는 구역이 있다. 해파리가 있는 곳이다. 투명한 듯 떠다니면서 저마다의 확실한 색깔과 율동으로 존재감을 보여 주는 해파리들. 거기에다가 독을 품고 있는 성질까지, 함부로 만지지 말라는 듯 약올리는 듯. 나는 해파리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소설은 짧은 것들로 6편. 읽는 데에 부담은 없는데 읽으면서 생각하는 동안에  부담이 생긴다. 어디로 데려가는 상상의 세계이지? 따라가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현실에는 분명히 없는 것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내가 몰라서 그렇지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신비한 것들이 나누는 이야기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기분이 된다. 나도 그들의 일원으로 바꿔 놓으려는 것일까?


상상이 무섭지 않아서 마음이 놓인다. 유쾌하다거나 개운하다거나 밝고 명랑하지는 않다. 오히려 좀 암담하고 어둡고 축축하고 가라앉는 느낌을 얻는다. 아무래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바라보는 미래가 이쪽일 가능성이 높은 탓이겠지? 희희낙락하는 미래는 가상의 세계에서도 쉽게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 같고. 그럼에도 우리는 기어이 미래로 가는 문을 열어야 하고. 작가는 해파리처럼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우리를 도와주기를 바란 것일까? 쓸모 있는 것처럼 나대는 모든 존재들을 어찌하지 못하고.


좀 슬퍼진다.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답답하면 답답한 대로 이 작가의 SF 상상력으로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떠오르지 못하고 잠기는 쪽으로 피하는 쪽으로 빠져든다. 꼭 더워서 이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글과 같이 실려 있는 그림들의 차갑고도 부드러운 이미지가 내 취향이어서 조금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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