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잊어버린 것 - 마스다 미리 첫 번째 소설집
마스다 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가의 작품을 연달아 읽는 중-다소 가볍고 길지 않고 무난하고 편하고. 내게는 만화>산문>소설 순이다. 줄글보다는 만화로 전달하는 쪽이 더 와 닿는다는 뜻이다. 노골적이든 은근하게든 이 작가의 경우 줄글 전달이 편하지 않았다.

 

언뜻 생각하면 그림으로 된 만화가 글보다 작가의 의도를 더 직설적으로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겠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만화로 나타날 때 더 함축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 작가의 작품들로 인해 알 수 있었다. 작가에 따라 글로 드러내는 게 더 효과적인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게 이 작가는 만화 쪽이 나았다는 것, 작가에게 끌리는 매력이 더 깊었다는 것, 소설책이 이 한 권밖에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랬다는 것을 메모해 둔다.

 

요즘 내가 한 영역에서는 정신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게 맞는 모양이다. 가벼운 글을 가볍게 읽고 싶어 하고 가벼운 생각으로 시간을 메우려고 하는 것을 보면. 마스다 미리의 그림이나 생각은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데 적절하고.

 

남자와 여자의 오묘하면서도 끈질긴 관계. 정도껏 사랑하고 정도껏 미워할 일인가. 적당히 숨기고 적당히 속이면서 유지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어떤 때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지혜롭다 싶다가 어떤 때는 교활하다 싶어진다. 어느 쪽이든 살아 남기 위해 택한 삶의 방식이었을 것이고, 내가 그때마다 다르게 느꼈다면 그 순간순간의 내 삶이 아슬아슬했던 탓이었겠지. 속여서 기쁘기도 했고 속여서 낭패스럽기도 했고.

 

나는 잊어버린 것이 없어 좀 서글프다. (y에서 옮김201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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