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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괜찮은 나이 - 어른들을 위한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유혜자 옮김 / 프시케의숲 / 2017년 10월
평점 :
살아가면서 자신의 현재 나이를 좋다고 느낄 때도 있을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의 내 나이가 썩 괜찮다고 여겨진다. 나이를 잘 먹은 셈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돌아보아 그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때가 달리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몸도 마음도 지금 상태가 만족스럽다.
그래서 이 책이 특별히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요즘의 내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 책에 대한 느낌이 달랐을지도 모른다. 좀 밋밋하다거나 시시했다고 할 수도 있고, 거리감이 느껴져서 공감할 수 없노라고 말했을 수도 있다. 그런 나의 기분까지도 미루어 헤아려지면서 이 책에 담긴 헤세의 정신을 읽고 있자니 어찌나 근사하던지.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 작가, 헤르만 헤세. 청소년기에 한번쯤은 읽는다는 ‘데미안’이나 ‘수레바퀴 아래서’. 나 역시 내 인생의 방향을 알려준 작품으로 ‘수레바퀴 아래서’를 꼽기도 했는데. 그냥 유명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그때 그 어린 날의 독서가 아니라 나이 들면서 읽는 작품을 통해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이 책을 보고 헤세의 산문을 더 읽고 싶다는 생각에 찾아 봤는데 마땅한 책을 발견하지 못했다.
필사하고 싶다. 읽으면서 한 생각이다. 곧 하려고 한다. 공책이랑 필기구도 마련해 놓았다. 아주 천천히 다시 읽고 싶다. 예쁘게 따라 써 보면서 지금의 내 나이와 앞으로 다가올 내 나이를 즐거운 마음,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그래, 이런 여유 자체가 나이듦의 장점이었던 것이다. (y에서 옮김2018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