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하게 되는 생각인데, 어떻게 이런 소재를 붙잡을 수 있을까 하는 것. 정말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리는 순간들, 특별히 기억할 만한 사건이 없어 맹숨맹숭하게 흘러 넘기는 순간들을 그림으로 잡아 놓고 있다. 그리고는 머물게 한다. 쉬이 놓쳐 버린 소중한 삶의 순간들 안으로 불러 들여서.
내가 차를 좋아했던가? 혹 지금은 차를 좋아하나? 커피든 홍차든 녹차든 쥬스든. 흠, 일상적으로 마시기는 하는 것 같은데 막상 좋아한다고 하는 느낌은 없다. 한때 나도 차를 마시는 우아한 습관 정도 가져보리라 시도도 해 보았지만 실패했고, 믹스 커피 대신에 커피콩도 갈아서 원두커피로 마셔 보고도 있지만 그것도 귀찮다 싶고. 게다가 디저트라니(나는 디저트를 거의 먹지 않는 쪽이다, 이유는 이미 배가 부르니까).
그럼에도 차를 마시는 시간은, 이런 시간에 대해서만큼은 욕심이 난다. 여유롭다. 잠시 생각을 내려 놓고 주위를, 자신을 살피는 여유가 좋다. 다른 사람들을 살펴 보는 재미도 은근하고, 내가 나를 돌아보는 관심도 기특해진다. 지금 나는 어느 만큼 와 있나, 앞으로 어디로 가려고 하나, 조심해야 할 것과 부추겨야 할 것들을 짚어 보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리 어렵지 않은데도 잘 만들지 못하는 시간, 나는 오늘 나에게 이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뭘 마시지? 흠, 딱히 마시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이 어려움, 그래서 번번이 포기하고 말았거늘. (y에서 옮김2017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