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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1 - 다시 만난다면 당신이 내린 커피를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5년 11월
평점 :
커피를 즐겨 마신다. 아무 때나 잘 마신다. 스스로는 커피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드립 커피도 믹스 커피도 두루 잘 마신다. 그러나 나는 커피 맛에는 상당히 둔하다. 좀 더 쓰고 덜 쓰고 좀 더 시고 덜 시고 좀 더 구수하고 더 싱겁고 정도로 구분할 줄 안다고난 할까. 커피의 품종에 따른 맛의 차이도 로스팅의 강약에 따른 맛의 차이도 모른다. 그러려니 할 뿐, 그냥 마신다. 딱 이만큼의 맛을 즐기면서.
그런데도 이 소설, 꽤나 흥미롭다. 바리스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이들은 내내 커피맛을 따진다.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이나 원인, 결과마저도 커피의 맛과 연결되어 있다. 내가 커피의 맛에 대해 지금보다 더 많이 알고 있고 구분할 수 있었다면 이 소설을 더 맛있게 읽을 수 있었을까? 결국 나는 커피 자체보다 커피를 소재로 한 소설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생각이 여기에 이른 것을 보면.
가볍고 경쾌한 듯 보이는 소설인데도 무겁고 음험한 구석이 있다. 굳이 이렇게 사나운 관계를 설정했다고? 소설이니까 쉽게 용납을 하는데 현실에서의 이야기라고 가정하면 섬뜩해진다. 무서운 일이다. 아무리 커피 이야기라도, 커피점 이야기라도, 더없이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해도.
자신의 커피 가게를 갖고 싶어하는 아오야마. 최상의 커피맛을 낼 줄 아는 미호시. 커피점 탈레랑에서 만난 이후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둘은 커피를 마시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읽는 나는 커피에 관한 상식을 겹쳐 얻으면서 둘 사이를 지켜보고.
후속편이 몇 권 더 나와 있다. 잘 만났다. 이 여름을 교토의 커피와 더불어 발랄하게 지내야지. 세상이 뒤숭숭할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