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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일기 - 세상 끝 서점을 비추는 365가지 그림자
숀 비텔 지음, 김마림 옮김 / 여름언덕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서점 중에서도 중고 서점을 운영하는 작가가 일 년 동안 쓴 일기글이다. 머나먼 땅 스코틀랜드의 어느 지방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내 서점과 일기에 끌려 들고 있었다. 실제로는 서점을 운영할 일이 없고, 일기를 쓸 만한 사연도 없는 심심하고 지루한 처지에 어쩌자고 이런 일이 해 보고 싶어지는 것인지. 순전히 이 책의 매력에 빠진 탓이라고 할 수 있겠다.
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거의 매일의 기록이 나와 있다. 스코틀랜드의 날씨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덩달아 들려 준다. 가끔 빠지는 날짜가 있기는 하지만 서점을 운영하면서 이런 일기를 쓰고 있었다니 작가도 참 흥미로운 사람이다. 글을 읽고 있으면 이런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야 남들에게 들려줄 만한 일기를 쓸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나는 일기라는 글이 나 혼자 보는 글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어 쓰는 글이라고 여기는 쪽이다. 지금 당장은 못 보여 주더라도 언젠가는 누군가 꼭 봐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는 글이라고.) 괜히 스코틀랜드 지방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진다. 찾아가는 그 마음이 더 근사할 것만 같아서.
서점, 그것도 중고 서점을 운영하는 게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관련 이야기들로 들어서 알고 있다. 이 책에서도 서점 주인이 해야 할 일들이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책을 파는 것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책을 사기도 해야 한다는 것, 어떤 날은 책을 판 돈보다 헌 책을 구입한 돈이 더 많기도 하다는 것, 때로는 헌 책을 사 들이기 위해 출장 형식으로 찾아가서 그 집에 있는 책들을 거두어 와야 한다는 것(유품일 경우도 많다고 하고), 이렇게 갖고 온 책 중에 팔 만한 책을 다시 골라 정리하고 전시도 해야 한다는 것.... 생각만 해도 복잡하고 번잡하고 정신 없다. 게다가 책을 사는 사람이나 책을 파는 사람이나 독특하고 괴상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 매일 매일 이런 사람을 만나고 이들과의 일화를 기록하며 서점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작가. 읽는 입장에서는 대단해 보이고 그럴 듯하기도 한데 나더러 한번 해 보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재미있다. 천천히 넘기고 있다. 후다닥 읽어버릴 글이 아니어서 좋다. 요즘처럼 바쁘고 빠르고 휙휙 지나가는 시대에 중고 서점 이야기라니. 도로 아득해서 현실임에도 SF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내가 살고 있는 근처에 있는 중고 서점에 가 보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도록 해 주는 책이다. (y에서 옮김202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