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유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4월
평점 :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나와 있는 책은 모두 79권이다. 나는 지금 임의로 골라서 구입하고 있는 중이고, 이 책은 마지막 번호를 달고 있다. 담긴 글은 8편인데 푸아로 경감이 활약하는 6편은 비교적 길이가 긴 중편이고 마플 여사가 주인공인 뒤의 두 편은 짧은 글이다. 글의 내용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재미있고 집중되고 신기하고 대단하고.
이번에는 추리소설을 읽는 내 마음이나 더듬어 보려고 한다. 왜 읽는가는 재미있어서 읽는 것이니 따로 물어 볼 일도 아니고. 언제 어떨 때 읽는가 하는 것. 내놓고 당당하게 말할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좀 숨어 있고 싶을 때, 나서고 싶지 않을 때, 나서지 않으려는 내가 부끄럽고 성가셔서 그것조차 잊고 있었으면 싶을 때,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데에 꼭 내 책임의 일부가 있는 것만 같아서 그걸 피하고 싶을 때, 눈은 뜨고 있으나 뭘 굳이 하고 싶은 게 없다고 여겨질 때, 내가 추리소설을 잡는구나. 그리고는 틈틈이 사 모아 두는구나. 언제든지 붙잡고 숨어들 수 있도록.
책을 읽는 일은, 책을 읽고 생각하는 일은, 책을 읽고 생각을 했으나 아직 행동에 옮기기 전까지의 상태에서는, 책읽기를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걸 취미라고 부르는 것일까. 하면 좋고 안 하면 안 해도 되는 정도로서의 취미. 나는 책으로 무엇을 도모하고 싶은 것일까. 책만 읽고 있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여겼던 지난 어느 날의 꿈이 무참하게 무너지고 있는 요즘이다. 책만 읽고 있는 것으로는 정말 행복하지 않다. 늦은 깨닮음이 아니길. (y에서 옮김2019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