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봄 2026 소설 보다
김채원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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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세 편 모두에게 마음을 내준다. 내게는 좋은 현상이다. 어느 하나 허투루 읽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 한 작품에서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때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의 여운을 남기더라는 것, 작가의 생각을 내 방식대로 헤아려 보는 일이 뿌듯하였다는 것. 아울러 실려 있는 인터뷰는 이 시리즈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하는 생각이지만 내 독서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또 적어 둔다.


세 편 중 마지막에 읽은 최예솔의 '서해에서'가 가장 강했다. 마치 가수들의 공연 프로그램에서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가 가장 인상적으로 보이기 쉬웠던 것처럼. 나는 서해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짧은 시간 내내 했다. 적당한 냉소와 적당한 성실과 적당한 유머와 적당한 적응력. 작가가 그려 보인 인물의 됨됨이가 내가 좋아하는 유형이라 작가의 다른 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나는 이런 사람의 말을 듣고 싶구나, 작가든 등장인물이든. 


위수정의 '귀신이 없는 집'은 소재가 낯설어서 살짝 당황했다. 소설이 아니라면 내가 들여다보기 힘든 세상의 이야기다. 인물의 취향도 인물의 선택도 인물의 바람까지도. 세상에는 나와 많이 다른 사람이 분명히 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모르고 내가 못 만나고 있을 뿐. 나쁜 사람이 아니고, 모자란 사람도 아니고, 나와 같은 사람인데 일부의 성향이 나와 많이 다른 사람. 다른 장르(영화나 드라마)보다 소설로 더 익히고 싶은 세상이다.


김채원의 '별 세 개가 떨어지다'는 살짝 무서웠다. 무서웠지만 또 그러려니 했다. 나의 편견은 참으로 겁도 많고 소심하구나, 어쩔 수 없는 한탄이다. 내 편견 또한 나의 일부이므로. 이유를 밝히고 설명을 꼭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그냥 이유가 없는 채로, 이유를 모르는 채로, 세상의 일들이 흐르기도 한다. 답답한데 답답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요즘에야 조금씩 깨닫는다. 쓸데없는 오해를 줄이면 삶이 조금씩 더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평화롭지 않은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소설 안에서는 바람직하게 치열한 삶을 보여주고 있는데 현실은 어째 부끄러움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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