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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3년 3월
평점 :
여행이라는 것도 사람마다 제각각의 취향이 있어서 이걸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오죽하면 여행 스타일이 달라서 같이 떠났다가 그것 때문에 여행 도중에 헤어지기까지 하는 일이 있겠는가. 일행과 스타일이 잘 맞으면 더없이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혼자 하는 여행이 더 적절할 것이고.
여행 자체만 그럴 줄 알았는데 여행 후의 태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겠다는 것을 이 책으로 새삼 알겠다. 나는 여행이 끝난 후에는 이전 여행에 대해 대체로 돌아보지 않는 편이다. 여행 중에는 사진도 열심히 찍고 기록도 열심히 하다가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그만 잊어버리고 마는 쪽. 그래서 여행 사진을 찾아본다거나 기록된 바를 들춰 본다거나 하는 일은 좀체로 없는데. 이 작가는 여행의 기억과 기록만으로 이렇게 책을 낸다. 이게 또 이대로 재미있고 흐뭇하다는 게 약간 놀라울 정도다.
작가의 책을 빠짐없이 구해 보는 편이라 이 책에 실린 내용들도 낯익다. 낯익어도 지루하지 않고 심드렁하게 보이지 않는 것, 작가가 표현하는 방식의 매력일 테다. 간결하고 단순하게, 그래도 순간순간 받았던 인상만큼은 뚜렷하게 드러내는 서술. 귀여운 일러스트와 애틋한 기억을 담고 있는 사진들. 나는 무엇보다도 여권에 찍히는 형태로, 입국과 출국을 나타내는 도장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다. 내게 없는 재주가 참 부러운 순간.
오래 전에, 코로나바이러스로 여행이 중단되었던 시절을 거슬러 짧으면 짧은 대로 길면 긴 대로 다녀온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옛 사진과 기록으로 새로 떠올려 보는 여행. 막상 하지는 않겠지만 글을 읽는 동안에는 나도 이런 걸 해 보고 싶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시절의 나를 쓰다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그때도 잘 살아 있었고 지금도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게 될 것이라는 안도감을 얻으면서. 이 작가가 늘 전해 주는 고마운 느낌 바로 그것대로. (y에서 옮김2023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