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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핀란드 여행 - 그나저나, 핀란드는 시나몬 롤이다!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이봄 / 2021년 9월
평점 :
2017년 6월, 2018년 8월, 2019년 12월, 작가는 세 번의 핀란드 여행을 기록으로 남겼다. 한 곳을 3년 동안 세 번 가 보는 일, 그것도 비행기로 12시간을 날아가야만 닿을 수 있는 곳을 가는 일은 예사로운 계획과 실행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만큼 그곳이 좋았을 수도 있고, 뭔지는 모르지만 뭔가 생각을 해야 해서 꼭 그곳에 가야만 했을 수도 있고, 직업상 그곳을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했을 수도 있고, 등등 이유야 여러 가지이겠지만 이런 여행 은근히 부럽다고 여기면서 읽었다.
이렇게 여행을 하려면, 한 곳을 삼 년에 걸쳐 세 번씩이나 하는 여행, 무엇보다 돈이 있어야 할 것이고(아무리 일주일 남짓이라고 해도 핀란드 여행비가 결코 싸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시간도 있어야 할 것이며, 가서 해 보고 싶은 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조건을 다 맞추고 사는, 이렇게 보이는 작가의 삶이 그래서 잠깐 부러웠던 것 같다. 부러움 잠깐만으로도 나로서는 충분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여행지이든 아니든 내 집을 떠나서 일주일 정도 머물며 노닐고 싶은 곳이 내게 있나 생각해 보았다. 그것도 해마다 한 차례씩 세 번 이상 해 볼 만큼 매력을 가진 곳으로. 글쎄,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없다. 멀리 비행기를 타야 닿을 수 있는 외국 땅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우리나라의 어느 지역이라도 좋으니 가 볼 만한 곳을 한번 찾아 보자 싶었으나 끝내 접고 말았다. 코로나 19탓만은 아니다. 내 성향 탓이 더 크겠다.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책을 붙잡고 몸 편히 마음만 둥실 떠도는 게 훨씬 좋은 거다. 아마 나이가 들수록 이 증상은 더 심해질 것만 같은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글이라 맹목적인 호감으로 보았다. 이렇게 여행하고 글을 쓰기까지 작가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해할 만큼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배겅지식 없는 작가의 글이었다면 틀림없이 나는 삐죽거렸을 것 같다. 무슨 시나몬 롤 먹겠다고 12시간 비행기를 타고 헬싱키까지 가느냐면서. 그곳에서도 미술관 잠깐 들렀다가 내내 돌아다니면서맛있는 것 찾아 먹었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
헬싱키, 예전에는 가 보고 싶었던 곳으로 품고 있었는데, 이제는 지운 곳이다. 남의 이야기 듣는 것만으로 만족하자 여긴다. 이 책도 이런 내 마음을 만족시키는 데에 충분했고. 그나저나 여행지에서 먹고 싶은 게 이렇게 많을 수도 있나, 사소한 궁금증은 남는다.
편집의 의도였겠지만 사진을 앞쪽에 모아놓았다. 글과 섞여 있지 않아서 처음에는 막막하고 답답하다 싶었는데 글을 읽는 동안 알았다. 이 방법도 깔끔하구나. 사진으로 인해 글을 향한 시선이 흩어지는 순간이 생기지 않았다. 대신 작가의 소박하고 다정한 그림이 군데군데 자리를 채워 주고 있어 내게는 더 좋았던 셈이다. (y에서 옮김2021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