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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 be동사에서 주저앉은 당신에게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만화를 이렇게도 꾸며 낼 수 있다니. 좋아하는 만화가의 그림과 이렇게 그림으로 만들어내기까지의 생각 스케치 과정을 짐작해 보노라니, 감탄이 저절로 생긴다. 정녕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면 이 만화의 내용처럼 공감을 갖게 되리라. 어쩌면, 나는, 이 작가만큼 가르치고 전하는 일에 정성을 쏟아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을까.
나도 그랬다. 내가 가르치면서, 나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가운데 내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신 분들을 많이 떠올렸다. 내 배움이 곧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배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쉽게 생각했다. 이렇게 배웠더니 좋은 효과가 있었는데, 너도 이렇게 해 보렴, 하면서. 거꾸로는 시도를 안 해 봤던 것 같다. 내가 배우기 싫었던 것, 배우지 못했던 것, 쉽게 포기했고 곧 의욕에서 지웠다. 싫어하고 힘든 것을 굳이 배울 필요가 있느냐, 잘하는 것 위주로 더 잘해 보자, 그게 스트레스도 덜하니까, 하면서.
이 만화를 보면서 내 경험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나도 알아내지 못해서, 이해하지 못해서 배움을 포기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조건 외워야만 한다는 게 재미도 없고 부담스럽기만 하고, 그렇게 힘들여 외웠음에도 이해가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니 곧 잊어버리고 말고. 만화에서는 미치코 씨로 등장하지만 작가인 마스다 미리가 배움의 원리를 잘 알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더욱이 외국어 공부인데, 국어와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원리를 익히고 있는데, 만화에 나오는 국어가 일본어이기는 하지만 우리말과 영어 혹은 우리말과 외국어를 비교해 본다고 해도 결국은 같은 원리인 것을. 나는 이십 년이 넘도록 국어교사로 살아왔으면서 이 작가만큼도 언어에 대해 탐구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 어떻게 국어를 가르친다고 말해 올 수 있었던 것일까.
스치듯 편한 마음으로 넘기지 못한 만화여서 더 인상적으로 남을 것 같다. 배우는 사람이 느끼는 혼란과 막막함에 대해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얻는다. 작가와 편집자, 역시 예사롭지가 않다. (y에서 옮김201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