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이 작가의 책을 읽고 있으면 내가 어떻게 살아오고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가려고 하는지 저절로 생각해 보게 된다. 이렇게 내 과거-현재-미래를 더듬어 보게 될 경우 보통은 약간의 참회와 후회와 민망함을 느끼곤 하는데 이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는 유쾌해져서 좋다. 진지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진지하면서도 가벼운데 그 가벼움이 경박한 쪽이 아니라 즐거워지는 쪽이어서 좋다.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탐색하면서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스스로 지적할 수 있는 점은 분명히 장점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못난 점에 대해 변명하거나 회피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다른 사람의 경우가 아니라 바로 나를 생각해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솔직한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스스럼없이 인정할 줄 아는 사람. 건방진 느낌 없이, 교만하거나 비겁한 느낌 없이, 담백하게 그러면서도 자신감 있게, 참 아주 중요한 것 하나, 유머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게다가 이 책에는 덤이 실려 있다. 심리학과 관련된 용어를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는 대목이다. 나는 이 내용을 타이핑이 아니라 손으로 써서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있다. 천천히 쓰면서 익히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쓰면서 나를 또 생각해 보고 싶고, 쓰는 나를 좀더 다듬어 보기로 한다.
다행이다 싶다. 작가와 비슷한 나이로 살아가는 나, 작가가 당부하는 내용을 이미 조금씩 실천하면서 진행하고 있는 나, 외로움을 즐기기 시작하는 나, 더 깊고 진한 외로움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나, 이런 내가 낯설지 않은 나. 다만 남편을 이 작업에 동참시켜야 하는데 이게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 책을 읽어 준다면 좋겠는데.
평균 100세 시대. 이제 50인 사람이 앞으로 50년을 더 준비해야 한다는 시대. 돈만 있어도 안 되고 돈이 없어도 안 되고 홀로 있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시대. 홀로 즐거움을 발견하고 누릴 수 있어야 하는 힘. 내게 좋은 자극을 준 책이다.(y에서 옮김201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