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알려 주는 공간들이 있다. 먼먼 훗날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지금의 우리 시대를 대표해 주는 것 중 하나가 되리라는 것을 알겠다. 과거의 소설을 통해 지금 우리가 그 시절을 알려 주는 공간을 알아차리는 것과 같이. 이를테면 주막 같은 것. 편의점은 오로지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누군가는 아주 불편하게 지내야 한다. 지내는 정도를 넘어 살아야 할 정도로. 편의점을 이용하는 사람과 편의점을 지키는 사람과 편의점을 관리하는 사람. 다르다. 처지도 대우도 마음가짐도. 편의점을 소재로 삼은 글을 몇몇 보았다. 대체로 이용자 쪽보다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었다는 기억이 난다. 편의점 주인도 등장하기는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주인. 고단하다. 보고만 있어도 그렇다. 24시간을 열어 놓고 있어야 한다는 배경. 누구를 위하여? 고객? 아니면 돈을 벌어야 하는 쪽?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들을 처리하는 방법도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버리지 못하고 먹는 것으로, 먹어야 하는 것으로, 먹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처리하는 사람의 낯선 이야기들. 처음 알았을 때는 좀 떨었던 것 같다. 이렇게 살지 않고 있어서 다행스럽고 고맙구나, 그런데 이런 내 마음은 또 얼마나 이기적이면서도 두렵게 느껴지는가, 편의점은 나에게 더 이상 편한 곳이 못 되겠구나, 물건을 살 때마다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온갖 상상들 때문에.소설은 아주아주 유명했고 나는 이제야 읽었고 제목만큼 불편했으며 2권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막 들지는 않는다. 힐링 소설이라는 크나큰 소개의 말을 보았는데 어느 대목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이 순해진다는 것을 느꼈을까? 나는 그것이 많이 궁금했다. 한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시절이 되고 말았다. 수명이 길어지기도 했고 직업으로 갖고 누릴 시간이 팍팍 줄어들기도 했고 세상이 확 변하기도 했고. 정규직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만으로도 살 수 있는, 어쩌면 살아야 할지도 모를 세상이 되고 있다는데 다가오지 않은 미래는 막막하고 답답하게만 보인다. 그래도 우리는 또 꾸역꾸역 살아가겠지만. 아르바이트 점원을 걱정하는 편의점 주인이 좀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쓸데없을까? (y에서 옮김202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