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소설에서 혹은 망상 속에서 가져 보는 꿈, 나에게 돈이 너무너무 도저히 다 쓸 수 없을 만큼 많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것. 언제나 마음껏 쓰고 싶은 만큼의 돈을 가져본 적이 없기에 이런 상상은 헛웃음까지 불러일으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해 보지 않을까? 나는 가끔 해 보는데.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고.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소설은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펼쳐진다. 주인공은 아니다. 중요 인물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이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나 어쨌나 이건 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고. 이번 편에서는 결말의 반전에 좀 많이 놀랐다.이렇게까지 숨겨져 있는 진실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으니까. 작가가 짐작하는 독자의 추리 능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소설로 대결하는 마음이 상당히 흥미진진했으리라 싶다. 특히나 나처럼 도통 범죄자를 추리해 내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고. 마플 여사나 푸아로 경감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 경찰 중에서도 아니, 어느 나라든 뛰어난 형사는 있을 것이고, 이번 편에서는 제솝이라는 형사가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 형사의 실제 영향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자국인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의 장관까지 움직이는 것을 보면 이 대목만큼은 소설답다 싶고. 아랍의 석유 부자들처럼, 요즘 같으면 인터넷 관련으로 성공한 덕에 돈을 아주 많이 벌어서 세계 경제나 정치나 문화나 심지어 학문의 영역까지 쥐고 흔들 수 있을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들려고 한다. 정말 그 경지에 이르면 지구 위 세계를 지배하고 싶다는 권력욕이 생기는 게 자연스러운 일일까? 달리 할 일이 없어서? 도덕심은 없고 잔머리만 잘 굴리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내게 생길 일은 아니고 그저 상상만 해 보는데도 불쾌해지려고 한다.소설이니까 벌을 받을 사람은 분명하게 벌을 받게 되는데 작가가 늘 이야기하는 사람의 본성에 대한 내용은 두고두고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정말 이 세상에는 선한 사람보다 악한 사람이 더 많은 걸까? 아니, 선한 마음을 발휘하는 일보다 악한 마음을 발휘하는 경우가 더 잦은 걸까? 이 마음을 다스리고자 우리가 이렇게 널리 그리고 오래 궁리하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토론하고 그러는 것일까? 사람은 정말 어떤 존재인 걸까? (y에서 옮김202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