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 수짱의 인생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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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다는 것,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알고 있는 바의 모습. 남들이 이렇다저렇다 하는 말과 같을 수도 있지만 같지 않을 수도 있는 나의 어떤 영역. 이것이 스스로를 주눅들게 하거나 비참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인식하게 해 주는 흐뭇한 자각. 약간 자신감이 없을 때도 있어서 흔들리거나 애매한 불안감에 휩싸일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나야~, 하는 든든한 지지.

만화는 늘 그래 왔듯이 잔잔하다. 이제 40세가 된 독신 여성 수짱과 45세가 된 독신 여성 사오코는 나이와 더불어 순간순간의 삶을 매만져 본다. 이대로 괜찮은가 어쩐가, 앞으로도 혼자서 괜찮을까 어쩔까. 이 나이는 많은 건가 적은 건가, 나이는 나를 어떻게 규정지으려고 하는가, 나는 내 나이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나... 등등.

신기한 건 이 두 사람과 전혀 다른 조건과 환경임에도 같은 성질의 질문을 내가 나에게 던지고 있다는 거다. 만화 속 인물들과 달리 내가 결혼을 했고 배우자가 있고 자녀가 있고 직업을 가졌다가 은퇴를 했다는 건 이런 질문 앞에서 그다지 힘이 되지 못한다. 결국 우리는 각자 다른 경험을 했다는 것일 뿐, 누군가 못해 본 것을 했다고 내가 더 가진 게 아니었더라는 것이지.

그걸 이제야, 이 만화를 보면서 깨닫는 건가? 아니겠지, 알고 있었어도 모른 척 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그러면서 뭔가 더 가져 보려고, 남들보다 더 위에 서 보겠다고 용을 써 왔던 것이겠지. 정작 갖고 싶은 그게 무엇인지, 그 위라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로.

인생, 참, 답 없다. 답이 없어서, 제 각각의 답이 다 달라서 각자에게 가치로운 것을. 또 하나, 죽을 때까지도 그 답이라는 것을 찾지 못하는 것이라서 우리는 매일 눈뜨며 일어나는 것에 고마움을 느낄 줄 알아야 하는 거다. 나다운 것, 나에게 그리고 세상에게 고마워할 줄 아는 것. 시절이 수상할수록 더욱더. (y에서 옮김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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