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살펴보고 추측하는 일, 이것도 참 큰 능력이겠다. 물론 엉터리로 추측해서야 매우 곤란하겠지만 소설의 주인공인 마플 여사의 능력과 같은 정도라면 당당하게 발휘할 수도 있겠지. 게다가 기억력까지 겸비한다면 두말할 나위도 없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고. 내게는 관찰력도 기억력도 없는 터라 마플 여사 편의 이야기는 늘 신기하다고 여기면서 읽는다. 마플 여사의 능력이 곧 이야기를 구성하는 작가의 능력인 셈일 테니 나로서는 재미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긴 사람은 이런 성격을 가졌을 것 같고 그래서 이런 행동을 하게 될 것이며, 이런 인상을 가진 사람으로 예전에 본 누구가 떠오르고...... 이쯤 되면 노력으로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선천적으로 받은 능력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범죄자를 좇는 수사관들이 가졌을 법한 능력들로. 목격자가 진술한 표정에 대한 묘사만으로 추리를 해내는 마플 여사.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아도, 말로 전해 듣기만 해도, 알 사람은 알아낸다는 것이리라.어떤 결핍, 어떤 욕망은 사람을 끔찍할 정도의 수준까지 도달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다른 내용을 품고 있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는 그것 때문에 당사자를 살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끝내 살 수 없게 만들기도 하면서. 그러니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란 아무리 궁리해 보아도 쉽지가 않고, 그저 다스렸다가 어긋났다가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겠지. 참으로 불완전한 생이로다. 어제 시외버스 터미널에 있는 카페에서 차 시간을 기다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마플 여사 흉내를 내고 싶었는데 혼자 웃고 말았다. 상상도 안 되고 추측도 안 되니, 쩝. 꼭 마스크를 썼기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목격자로서의 진술도 전혀 못할 수준이라는 생각만 들었을 뿐. 그냥 지금처럼 소설이나 재미있게 읽어야겠다. (y에서 옮김2022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