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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만이라도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월
평점 :
'딱 한 번만이라도'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일은 쉽겠지만, 이건 이것대도 와 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 한 번이라는 것이 영영 얻지 못할 기회이기 십상이다. 이루어질 가능성이 어지간히 있는 경우의 일에 대해서는 이만큼의 간절함을 갖기 어려운 탓이기도 하고. 이왕 딱 한 번만이라도 얻기를 바란다면, 복권처럼 되어 버리고 말 것 같아서다. 그래서 나는 이런 가능성을 아예 기대하지 않고 사는 쪽이지만. 아닌가, 세상의 누군가는 이런 기대만으로도 하루하루 살아갈 힘을 얻을 수도. 그렇다면 내 마음이 너무 각박한 건지도 모르겠다.
책 제목과 소개하는 내용에 살짝 낚인 느낌이다. 나야 광고와 관계없이 구할 책이므로 얻기는 했는데 읽으면서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다. '뜨겁고 뜨겁게 빛날 수 있는 밤을 갖고 싶어'라니. 무슨 생각을 했던 건지. 작가가 모처럼 어른들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 그랬는데. 내 속물적인 속성을 가볍게 물리쳐 주면서 펼쳐 보인 뜨겁고 뜨거운 밤의 이야기, 그래, 나이와 상관없이 단 한 번만이라도 갖고 싶을 것 갖기는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렇지만,....
다른 가족이 없는 부유한 친척으로부터 유산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내 처지에 어울리지 않게도 나에게 반해서 프로포즈를 해 줄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남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 하찮은 능력 뒤에 숨어 있는 나의 고유한 실력을 알아봐 주고 나를 스카우트해 주는 회사가 있었으면 싶은 소망 등등. 이런 걸 뭐라고 해야 하나, 꿈이라고 해야 하나, 헛된 기대라고 해야 하나. 생각해도 생각해도 한숨만 나올 뿐인 사정인 것을.
소설은 술술 잘 읽힌다. 손에 잡았다면 한달음에 끝낼 만하다. 무슨 일이 생길 듯하지만, 기대하는 무슨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네 현실의 삶이 그러하듯, 더더구나 자신의 삶이 통째로 흔들리고 바뀔 정도의 거대한 일은. 괜히 헛기대만 했다가 생채기만 얻고 마는 쓸쓸함과 후회라니. 왜 그런 기대를 했던가 싶기만 해서.
읽고 난 뒤의 마음은 호젓하다. 호젓해서 좋다. 세상이 결코 만만하지는 않지만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서로에게 울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얻었던 덕분이다. (y에서 옮김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