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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식혜 ㅣ 웅진 우리그림책 110
백유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평점 :
곤란하고 힘든 일이 생겼다. 마음도 몸도 편하지 않아서 여러 모로 어수선하다. 이런 나를 진정시키는 방법 하나, 그림책 들여다보기.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는 않지만, 시간이 흘러가도록, 흘러가는 시간에 나를 잠시 동안 맡기도록 해준다. 이래도 저래도 어쩔 수 없다면, 덜 아픈 시간을 선택해서 견디는 수밖에.
어느 가을날 너구리 할머니를 찾아온 동물 친구들. 저마다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먹을 것을 챙겨 온다. 토끼는 먹을 것 대신 들꽃을 챙겨 왔다며 할머니께 죄송하다고 하는데 이 멋진 너구리 할머니는 들꽃까지 식혜의 재료로 쓴다. 들꽃이 뿌려진 식혜라니, 얼마나 상큼할까.
나는 현실을 잠깐 잊고 그림에 동물들의 귀여운 이야기에 빠져 든다. 요리를 잘하는 할머니를 둔 것도 행복한 일일 텐데. 나는 앞으로도 영영 요리를 잘하는 할머니가 될 수는 없을 듯하고, 이 또한 서글퍼지는 생각이다.
이 작가의 그림책은 내 안에 있는 저 멀고 먼 어린이부터 훗날의 노인까지 불러 내어 함께 읽도록 해준다. 지금 내게 퍽 고마운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