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슬픈 사이프러스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소설은 에필로그로 시작한다. 살인을 했다는 여주인공. 당연히 아닐 것임을 짐작하고, 어떻게 누명을 벗어 나가는가에 초점을 맞춰 읽게 된다. 실제 증거는 없이 모든 정황증거만 여주인공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상황에서 푸아로 경감이 등장한다. 그리고 장미, 여주인공인 엘리너가 들려준 장미에 얽힌 이야기에서 푸아로는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얻는다. 장미라면 당연히 가시가 있는 줄 알았는데 가시가 없는 장미도 있다니, 거 참.
돈과 질투는 범죄를 일으키는 아주 절대적인 동기다. 원래 내것이 아닌 돈을 얻겠다고, 또는 질투를 견디지 못해서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일, 흔하지 않은 듯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게 정말 그럴 만한 일인가. 아무튼 작가는 이 동기만으로도 많은 작품을 지루하지 않게 잘도 만들어내었다. 이게 더 신기하다. 매번 달라지는 장치로서의 배경 설정.
그리고 남은 건 사랑. 어떤 사랑이 더 참된 사랑인지, 사랑이라는 게 어느 정도 허용하고 어느 선에서 거부하게 되는 건지 생각해 보도록 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 마음이 네 마음 같지 않아서 늘 갈등을 빚고 이 갈등 때문에 다투고 헤어지는 인생사, 그럼에도 어떤 이들은 내내 같이 살고 내내 사랑한다고 믿는다. 젊어서 하는 사랑과 나이 들어 믿는 사랑에도 차이가 있는 셈인가. 그럴 수도.
아직도 이 작가의 작품이 제법 남아 있어서 은근히 마음 든든하다. 다 읽어 버리면 그때는 무슨 재미로? (y에서 옮김2021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