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마리 아기 돼지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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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에서 종종 봐 왔던 방법이라 이제는 낯설지 않다. 아마도 이 작가는 동요를 꽤나 좋아했나 보다. 좋아하는 동요 구절에서 소설 속 사건의 소재를 얻은 후에 글을 썼을지 혹은 글을 쓰다 보니 관련된 동요의 구절이 떠올라 제목으로 삼았을지 앞뒤 순서는 모르겠으나, 알 필요도 없겠고, 연결시켜 놓은 재치에만 감탄한다.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의 머릿속은 정녕 복잡하겠구나 여기면서.


다섯 마리 아기 돼지라는 노래처럼 다섯 명의 인물(푸아로가 보는 용의자)이 등장한다. 이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편지를 받아 16년 전에 끝난 사건을 되살려내는 푸아로. 결말은 다소 맥이 풀리지만 그 과정은 대단했다. 범인이 누구인가가 중요하게 보이는 게 아니라(중요하기는 하지만) 범인으로 이어지는 증거를 수집하고 맥락을 잇는 푸아로의 추리가 아주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설이지만, 추리소설이지만,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를 소설로 실현시키려는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작가의 의도대로 사람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된다. 왜 그러한가, 왜 그러는가, 왜 나와 다른가, 왜 나는 이러한가...... 답이 없는 물음들. 한 개인의 어떤 솔직함은, 어떤 용기는, 어떤 당당함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좀 착잡해진다. 내가 살겠다는 의지와 다른 이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는 둘 사이의 경계가 너무도 불분명해서. 이게 또 삶이겠지만.   


그런데 16년 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해서 글로 쓰라고 하면 쓸 수 있는 게 있을까? 아무리 큰 사건이었다고 하더라도. 나는 목격자나 관련자로도 활약하지 못하겠구나. 그러니 읽고 또 읽기나 할 수 있을 뿐. (y에서 옮김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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